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토트넘 소속 로드리고 벤탕쿠르(우루과이)가 손흥민(32·토트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건을 계기로 EPL 내 동아시아 선수들이 겪는 차별 문제가 축구계의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영국 BBC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토트넘이 벤탕쿠르에게 내려진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징계가 과도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축구계의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주도해 온 단체 킥잇아웃(Kick It Out)의 과거 발표를 인용해 EPL 내 인종차별 문제를 상세히 조명했다.
킥잇아웃에 따르면 2023-2024시즌 EPL에서 선수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인종차별 사건은 총 395건으로, 전 시즌(277건) 대비 약 43% 증가했다.
이 중 55%가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선수를 겨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보고서는 피해를 본 선수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BBC는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 일본의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등이 지속적으로 인종차별의 표적이 돼 왔다고 분석했다.
황희찬은 지난 7월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도중 연습경기 상대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전해졌다.
이에 울버햄프턴 구단 역시 크게 분노했고 강력한 대응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벤탕쿠르는 지난 6월 한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프로그램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벤탕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발언했다.
이는 동양인을 획일적으로 묘사하며 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FA는 이를 심각하게 보고 벤탕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와 관련해 토트넘은 지난 2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탕쿠르의 징계 기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FA의 징계 결정 자체는 수용하지만,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BBC는 동아시아 선수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 팬들도 EPL 내 인종차별 문화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현지 팬들이 아시아 팬들을 단순히 관광객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프랭크 수 재단의 맥스웰 민은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팬과 선수들이 무시당하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아시아 팬들이 축구 문화에서 차별받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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