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우리나라 화장품의 수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대기업이 이끌었던 과거와 달리 인디 브랜드(신생 중소기업의 화장품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우며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K-뷰티 중심에 선 인디브랜드
2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한 10억37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월별 화장품 수출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화장품 수출 규모는 74억달러(약 10조원)로 역대 연간 수출액이 가장 컸던 2021년 누적 3분기 수출액 68억달러(약 9조1800억원)보다도 8.8% 증가했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K-뷰티 붐은 과거 대기업이 중국을 중심으로 실적을 냈던 것과 달리 인디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화장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중소기업 1위 수출 품목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26.7% 늘어난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로 3분기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이 43.6% 늘어난 데다 유럽·중동 등 수출국이 다변화하며 호조를 보였다. 중소기업의 화장품 총수출액은 20개월 연속 상승세다.
◇유통가, 중소 업체 해외 시장 개척 돕는다
이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K-뷰티의 해외 진출을 도우며 동반 성장을 노리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부터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와 손잡고 입점 브랜드의 아마존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13개 브랜드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지원 브랜드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신진 뷰티 브랜드를 지속 발굴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 무대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업계 1위 업체인 CJ올리브영도 다양한 인디브랜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잠재력이 높은 화장품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 'K-슈퍼루키 위드영'을 진행한다. CJ올리브영은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에 수출 컨설팅, 판매 공간 입점 등을 지원한다. CJ올리브영은 취급 브랜드 80% 이상이 인디 브랜드 제품이고 작년 매출 상위 10대 브랜드 중 국내 중소 브랜드가 7개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중소기업벤처부,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함께 국내 글로벌 스타 기업 육성 사업 'K전략품목 어워즈'에 뷰티 부문 협력사로 참여한다. K전략품목 어워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실적이 뛰어난 K뷰티 중소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신세계디에프는 면세점 입점 기회,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운영, 수출 전략 컨설팅, 오프라인 채널 홍보 등을 지원한다.
GS리테일의 홈쇼핑 플랫폼 GS샵은 지난 2015년부터 동반성장 프로그램 '해외시장개척단'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바이어와의 일대일 수출 상담, 제품 현지화 컨설팅, 상품 입점 노하우 제공 등을 통해 중소 협력사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15개 중소 협력사가 560만달러(약 77억원) 상당의 수출상당 실적을 거뒀다. 국내 참가 기업 15개 가운데 10개가 뷰티 관련 업체였다.
GS샵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드높아진 K-뷰티와 K-브랜드의 위상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
다양한 중소 브랜드까지 해외 시장에 뛰어들며 K-뷰티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뷰티 브랜드와 미국 유통업체를 연결하는 B2B 플랫폼 랜딩인터내셔널은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에서 스킨케어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K-뷰티는 메이크업, 향수, 바디, 헤어 케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혁신적인 신제품을 선보이며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시장에서 K-뷰티 매출은 지난 2022년 약 38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 오는 2032년에는 99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K-뷰티는 글로벌 1위 화장품 시장 미국에서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고 본연의 경쟁력으로 활약 중"이라며 "최근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K-뷰티의 글로벌 수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국내 화장품 업종은 과거 중국 고성장 시기보다 리레이팅(재평가) 요인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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