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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진단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직접투자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IRA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IRA 폐지를 시사해 이미 상당한 투자를 진행한 국가 및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사실 IR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법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공화당 주’에서 실제로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정치적으로는 노동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을 폐지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앙심을 갖고 있기에 선거 유세 중 공약한 것처럼 IRA 폐지를 실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가 합리적으로 추론하기 어렵다고 첨언했다. 그는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일자리를 우선해야겠지만, 비합리적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없다”며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스티글리츠 교수는 IRA 폐지는 기후 대응에 있어 큰 ‘퇴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미국은 화석연료업계의 로비 때문에 별다른 기후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IRA는 유일한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인데, IRA가 폐지된다면 아주 큰 뒷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의류, 가전, 컴퓨터, 휴대전화 등 많은 제조업 생산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고관세가 부과될 경우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대규모 관세는 수입품에 대한 세금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는 고비용,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의 보복 관세도 우려됐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다른 나라들도 미국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전략을 취할 것인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상품에 대한 수요는 위축될 것이고 동시에 가격은 올라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물가상승의 동시 발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들이 향후 10년간 7조달러 상당의 부채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경제 둔화를 심화시킬 것이고, 인플레이션의 악순화이 시작될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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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교수는 고관세 정책이 70년 동안 지속된 다자주의 국제 무역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전이 아닌,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체제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짚었다. 최혜국 대우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티글리츠 교수는 고관세 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억만장자들과 기업을 위한 감세를 공약하고, 이를 관세 수입으로 메우려 하고 있다”면서도 “관세로 모든 재원을 도달하는 것은 어렵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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