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무부 제재전문가 "제재완화-北비핵화 교환 어려워…위험 저감부터"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하채림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인권과 관련한 대북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킹 전 특사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 엘리엇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열린 국제한반도포럼(GKF)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일 당장 우리가 보기 원하는 결과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압박을 하고, 북한 주민의 복지를 우려하는 나라로서, 북한의 적법성에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킹 전 특사는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가 근래 유엔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사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논의된 사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달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북한 인권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사실 등 최근 동향을 거론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핵 협상 재개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에서 경제 제재를 담당했던 리처드 네퓨 전 국무부 글로벌 반부패 조정관은 "현 상황에서 제재 완화와 비핵화를 교환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며 북한발 위험 저감을 위한 초기단계 목표부터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네퓨 전 조정관은 그간 대북 제재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에 도달하거나, 그것을 위한 합의를 달성하는 것이었으나 북한이 핵무력을 고도화한 상황에서 당장은 그 목표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눈을 약간 낮춰서 제재에 대한 기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색 가능한 북핵 관련 '위험 저감' 조치로 "북한 미사일의 사정거리 관련 제한이 될 수도 있고, 미사일 수의 제한이 될 수도 있다"면서 "최소한 우발적 발사 위험과 우발적 충돌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로 활동했던 다케우치 마이코 씨는 안보리 제재 이행이 중국·러시아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전문가 패널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독자적 대북제재와 대북 제재 이행 감시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국가를 대폭 늘려야 그나마 대북 제재의 효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최근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의 대안으로 한미일 주도로 11개국이 모여 발족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의 참가국도 적극적으로 늘림으로써 제재의 구멍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앞서 주최 측인 통일부의 김영호 장관은 황태희 통일협력국장이 대독한 환영사에서 "국제사회는 북한 정권의 무모한 위협과 도발, 북한 주민을 향한 야만적 폭거에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가장 강력한 우방인 한미일 3국의 연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 통일'이야말로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세계 평화의 달성과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회복의 궁극적 해법"이라며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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