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북부 맹폭…美상원선 무기판매차단 결의 부결(종합)

이스라엘, 가자북부 맹폭…美상원선 무기판매차단 결의 부결(종합)

연합뉴스 2024-11-21 11:51:35 신고

네타냐후 "인질 포상금" v s하마스 "종전 먼저"…휴전협상 교착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가자지구 건물의 모습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가자지구 건물의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휴전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간극이 여전한 가운데 가자지구에선 21일(현지시간)에도 폭격이 계속됐다.

하마스의 편을 들어 이스라엘을 공격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 협상에는 미국의 중재로 활기가 돌고 있지만, 가자지구에서는 관련 논의가 멈춘 채 사상자만 늘어가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사람들이 가득한 주택 5채를 폭격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국의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하마스 측언론은 사망자가 57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에 대한 즉각적인 논평 없이 하마스 언론이 사상자 수를 과장했다고 거듭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몇 주간 가자지구 북부 일대의 하마스 잔당을 소탕하겠다며 지상작전에 박차를 가해왔다.

북부 주요 도시인 자발리아, 베이트라히야, 베이트하눈에는 주민 소개령도 내려졌다.

팔레스타인 측에선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잔당 소탕을 넘어 가자지구 북쪽 가장자리를 따라 이스라엘 본토와의 완충지대를 조성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 뿐 아니라 중부와 남부에 대한 공습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피란민들이 수용된 가자지구 중부의 한 학교와,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가자지구 남부 알마와시, 라파 지역이 20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0일 하루 동안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최소 48명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수장 대행 칼릴 알하이야 하마스의 가자지구 수장 대행 칼릴 알하이야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사상자가 늘어가는 상황에서도 하마스는 자신들이 내건 협상 조건을 거듭 강조하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수장 역할을 대행하는 칼릴 알하이야는 전날 하마스 측 방송 채널인 알아크사 TV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포로 교환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공격이 끝나지 않는다면 저항세력, 특히 하마스가 왜 포로(인질)를 돌려보내야 하나"라며 전쟁이 계속되는데 그 누가 자신이 소유한 '강력한 카드'를 잃으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알하이야의 이러한 발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이 중동을 방문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전날 레바논 방문을 마친 호치스타인 특사는 이스라엘을 찾아 휴전 방안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안과 관련해선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알하이야는 이집트가 제안했던 전후 구상 내용 일부를 언급하며 협상 무산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그는 가자지구 운영을 위해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주도하는 파타당과 함께 행정위원회를 구성하라는 이집트의 제안을 환영했었지만, 아직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일 가자지구를 방문해 전쟁 후에도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영토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을 구출하면 1인당 500만 달러(약 69억5천500만원)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미국 상원은 진보성향 무소속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주도로 발의된 대(對)이스라엘 무기 판매 차단을 위한 결의안을 이날 압도적 표 차로 부결했다.

표결에서 상원의원 100명 중 79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18명이 찬성, 1명이 기권했다. 반대표는 공화당·민주당 모두에서, 찬성표는 민주당에서만 나왔다.

이 결의안은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판매를 불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샌더스 의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단순히 하마스에 맞서 전쟁을 벌이는 게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미국 무기를 계속 공급하는 것은 위법 행위이자 세계에서 미국의 입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다른 의원들의 입장을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미국 무기수출통제법상 의회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외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차단할 수 있다. 결의안은 상·하원 모두에서 가결돼야 하며 대통령은 결의안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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