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로 외형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휴젤과 대웅제약의 올해 3분기 실적도 확대됐다. 다만 메디톡스의 경우 공장 셧다운 이슈로 나홀로 역성장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올해 3분기 톡신 3사 가운데 가장 큰 제품 매출을 올렸다. 간판 제품 ‘보툴렉스’의 매출액은 64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약 41% 증가했다. 회사 전체 매출 1051억원 중 약 61.5%가 이 제품에서 나왔다.
미국향 선적을 중심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출이 증가되며 글로벌 시장 매출이 약 73%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따른 회사 수익은 매출 1051억원, 영업이익 53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9%, 54.5% 성장했다. 올해 4분기부터는 미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현지 파트너사 베네브와 함께 연내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를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톡신 시장으로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지난해 미국 톡신 제제 시장 규모를 약 47억4000만달러(우리 돈 약 6조3000억원)로 평가했다. 톡신의 원조인 애브비의 ‘보톡스’가 미국 시장의 약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톡신 회사 가운데 미국 시장에 가장 빠르게 진출한 대웅제약도 호실적을 거뒀다. 대웅제약 톡신 제제 나보타는 3분기 매출 47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0.3% 성장했다. 수출 비중이 403억원으로,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이 13%로 올라서며 미국 미용 시장 분야 중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메디톡스는 톡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했다. 메디톡스의 3분기 매출은 5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매출 감소 배경에는 완공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난 오창 1공장의 시설 및 설비 개선을 위한 공장 셧다운이 지목된다. 메디톡스의 수출 물량 대부분은 오창 1공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분기 톡신 매출은 2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견줘 26.4% 뒤로 물러났다.
생산량이 줄면서 수출량도 줄었다. 메디톡스의 지역별 판매 실적을 보면 아시아를 비롯한 전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올해 수출로 발생한 매출은 3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다.
메디톡스 오창 1공장은 3분기 정기점검 기간을 활용해 설비 교체를 진행, 9월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수출 물량 대부분이 오창 1공장에서 나오는 만큼, 향후 가동률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오송 3공장의 수출 국가별 제조소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판매비 및 관리비(이하 판관비) 감소다. 메디톡스의 3분기 판관비는 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86억원) 줄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9% 개선된 것은 판관비 감소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판관비는 그동안 메디톡스의 수익성 악화에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및 휴젤 등과의 법적 분쟁에 따른 비용 지출이 컸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소송 등 관련 비용인 지급수수료에 504억원을 지출했다. 올해 상반기는 270억원을 썼다. 지급수수료는 판관비에 반영된다.
다만, 소송 비용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현재 메디톡스는 식약처와 톡신 제조 과정에서 허가와 다른 원액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2심 법원에서 메디톡스에 일부 승소 판결을 냈지만, 최근 식약처가 대법원에 상고장을 접수하며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휴젤을 대상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에서 진행한 ‘보툴리눔 톡신 균주 절취’ 공방도 계속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지난 10월 ITC가 “메디톡스의 주장을 입증할 수 없다”는 최종 심결을 내렸다. 하지만 메디톡스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다음 스탭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 언급은 없지만 법원을 통한 항소 절차 혹은 미국 행정부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 요청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대통령은 국제무역위원회의 결정 전달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해당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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