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통계] ② 세계로 뻗어가는 韓통계…亞 넘어 남미·아프리카까지

[K-통계] ② 세계로 뻗어가는 韓통계…亞 넘어 남미·아프리카까지

연합뉴스 2024-11-21 08:00:10 신고

등록센서스 안착 후 통계기술·노하우 요청 쇄도…9개국에 전파

내년 인구총조사 100년 'AI기반 업그레이드'…이형일 "혁신사례·업무 노하우 공유"

이형일 통계청장, 탄자니아 잔지바르 통계청장 면담 이형일 통계청장, 탄자니아 잔지바르 통계청장 면담

[통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2015년 등록센서스 방식을 적용한 인구주택총조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후 한국은 세계 곳곳에 통계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통계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 국가는 물론 볼리비아, 콜롬비아, 탄자니아 등 남미·아프리카까지 'K-통계'가 확산하고 있다.

21일 통계청의 국제개발협력(ODA) 백서에 따르면 통계청은 지난해까지 총 9개국에 무상 원조 및 지원을 제공했다.

2012년 몽골과 베트남을 시작으로 에콰도르·콜롬비아 등 중남미,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까지 세계 각지에 통계청의 영향력이 뻗어나갔다.

국가통계발전전략 수립 및 컨설팅, 각종 통계 시스템 구축, 현지 및 초청 연수 등 인적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이 이뤄졌다.

유엔 아시아·태평양통계연수소(UNSIAP) 및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조해 개발도상국 통계 분야 공무원을 대상으로 통계역량 강화 초청 연수도 활발히 진행됐다. 지난해까지 총 22회에 걸쳐 1천21명이 한국에 방문해 노하우를 배워갔다.

◇ K통계 전매특허 '등록센서스' 전세계서 주목

다른 나라에서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통계청의 '전매특허 노하우'는 등록센서스 기법이다.

등록센서스란 주민등록부나 건축물대장 등 행정자료를 이용해 인구·가구·주택 통계를 생산하는 조사 기법이다.

통계청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부터 전수조사 부문은 매년 등록센서스로 조사해 공표하고, 기타 상세 특성에 대한 정보는 표본 조사를 통해 수집하는 '결합센서스' 방식을 도입했다.

조사원들이 직접 가구를 돌면서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던 기존 방식을 개편해 조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국민 응답 부담을 줄였다.

지난 조사에서는 태블릿PC를 전면 도입하고 비대면 응답 채널을 다양화하는 등 조사 방식을 개선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인구주택총조사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계청, 콜롬비아 공무원 초청해 행정자료 활용 노하우 전수 통계청, 콜롬비아 공무원 초청해 행정자료 활용 노하우 전수

[통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등록센서스 기법을 활용한 인구주택총조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한국의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통계청은 전했다.

이에 통계청은 2016년 ODA 사업을 통해 에콰도르에 등록센서스 기법을 전수한 것을 시작으로 콜롬비아, 볼리비아, 라오스, 탄자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에 'K-통계' 노하우를 전수했다. 통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조사에 어려움을 겪던 국가들이다.

각국 상황에 맞는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문조사 및 현지답사를 통해 나라별 인프라와 통계 현황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등록센서스 도입 타임라인과 정책 과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했다.

라오스는 5년에 걸친 통계청의 교육 및 기술 전수를 토대로 통계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통계 발전 전략'을 수립했고, 통계조사 선진화 및 시스템 고도화를 이뤄냈다.

에콰도르는 통계청의 등록센서스 기법 전수 이후 인구총조사 관련 행정자료 이용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통계생산 체계도 현대화됐다.

콜롬비아는 통계청의 지속적인 컨설팅 및 시스템 개발 지원에 힘입어 단기간 내 데이터 관리 및 활용 체계 기반을 마련했다.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는 통계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시스템인 '타시스'(TASIS·Tanzania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를 개발하기도 했다.

제53차 유엔통계위원회(UNSD)와 제31차 인구센서스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에서도 한국의 인구주택총조사 성공 사례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 내년 인구총조사 100년…AI 기술로 진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는 내년에 100년을 맞는다.

코로나19 이후 첫 번째 총조사이자, 향후 100년간 대한민국 미래상을 설계하는 의미를 지닌 조사이기도 하다.

국가 제1의 기본통계조사인 인구주택총조사는 1925년 국세조사를 시초로 한다. 1960년 주택 부문을 포함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고, 2015년 등록센서스 방식이 도입되면서 한단계 진화했다.

내년 조사에는 저출생·고령화 및 생활환경 등의 변화상을 반영한 조사 항목이 추가될 예정이다.

통계청은 '2025 인구주택총조사' 성공을 위해 지난해부터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 방법 및 항목, 자료처리 및 활용 방법 등에 조언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인구주택총조사의 사전 준비 성격인 가구주택기초조사도 진행했다.

통계청은 내년 조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수동 데이터입력을 최소화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모바일 설문지를 준비하는 등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통계 선진국' 위상에 걸맞은 조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통계청, 아부다비 대표단에 '데이터·통계 활용 우수사례' 소개 통계청, 아부다비 대표단에 '데이터·통계 활용 우수사례' 소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형일 통계청장은 "한국은 원조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라며 "과거 통계 분야에서도 선진기관과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한국이 개발한 인구총조사 혁신사례와 업무 노하우 등을 많은 국가와 공유할 계획"이라며 "개발도상국과는 국제개발 협력 사업을 통한 컨설팅과 교육훈련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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