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제 연구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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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현장을 찾았던 나용운(45)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전기차 화재의 원인을 알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기차를 구매한 사람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많은 연구를 진행해야겠다고 느낀 것이다.
그간 나 연구사는 전기차 화재를 예견해왔다. 그는 “제가 강의나 외부 토론 때 인천 청라와 같은 대형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누누이 경고했다”며 “사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나, 사고가 곳곳에서 터지니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전기차는 대중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간산업으로 성공하려면 화재로부터 경쟁력을 확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연구를 해보면 좋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나 연구사는 2019년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를 시작으로 2021년 육군본부 1차전지 화재,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발생원인 분석과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응기법에 대해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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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소방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건 아니다. LG전자(066570)에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리튬형 배터리 충·방전 회로를 설계해오다 ESS로 눈을 돌리게 됐다. ESS 기술이 대중화되는 데 가장 큰 장애가 ‘화재’임을 인지하면서다. 이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을 거쳐 현재 소방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 연구사는 특히 전기차 화재 연구를 위해 지금까지 발생한 대부분의 현장을 찾아가서 화재 원인과 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분석해왔다. 전기차 화재의 특성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실제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가지고 복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한 실증실험을 전기차 화재 전문 실험장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삼척 실화재실험장에서 진행했다.
그 결과 소방대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를 지난해 3월 발간했다.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는 차량 하부에 있는 배터리팩을 냉각하는 게 가장 효과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소방관들이 전기차 화재 진압 시 그 방법을 쓰고 있다는 게 나 연구사 설명이다.
그는 “전기차는 국가적으로 필요한 기술이 집약된 산업인데, 장애 요소가 화재”라며 “이 장애 요소를 하루빨리 해결해서 국가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연구를 하고 싶다. 이게 연구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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