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내년 경제성장률 낮춘 IMF…“저출산, 최대 도전과제”

한국 올해·내년 경제성장률 낮춘 IMF…“저출산, 최대 도전과제”

이데일리 2024-11-21 05:05:00 신고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한달 만에 2.0%로 낮춘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걸로 보인다. 다만 IMF는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한국경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선 “추정하기 이른 시점”이라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방한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라훌 아난드 한국 미션단장(왼쪽에서 네번째)이 20일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을 대표로 한 IMF 협의단은 지난 7일 올해 연례협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 여러 기관과 협의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아난드 단장은 먼저 “한국경제는 글로벌 충격에 대해 뛰어난 회복력을 보여왔다”며 “성장을 재활성화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하에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올해 10월에 1.3%(전년동기대비)로 하락했고, 2025년에는 목표 수준인 2.0%에 근접할 것”이라며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고 위험은 하방 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2.5%에서 2.2%로, 내년은 2.2%에서 2.0%로 낮춰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엔 반도체 등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판단이 깔렸다. 내년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이어질 미국의 관세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요인으로 지목됐다.

IMF가 먼저 강조한 건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다. 아난드 단장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3.50→3.25%)에 “ 내수를 회복하고 전반적인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 리스크가 커지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범위 확대, 주택담보대출 관련 자본 확보 검토 등 거시건전성 조치가 잇따라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강력한 경제정책’을 주문했다. 정책적 우선순위로는 혁신 강화, 공급망 다변화, 서비스 수출 촉진 등을 언급했다.

아난드 단장은 특히 저출산·고령화를 한국경제의 가장 큰 도전과제로 꼽고 “한국은 대외 부문보다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출산율을 저해하는 경제적 제약 요인 완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대 △외국인 인재 유치 등의 노력을 당부했다.

고령화로 인한 지출 수요에 대응키 위한 연금제도 개혁, 세입 확충, 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 재정 구조개혁 필요성도 짚었다. 세입 확충안을 두고는 “부가가치세와 관련한 여러 면제 조치, 개인 소득과 관련한 부분들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는 높이 평가했다. 아난드 단장은 “(2년 연속) 세수 부족은 기업 실적과 관련한 부분이 컸지만 내년 기업 실적이 반등하고 세수가 강화될 것”이라며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했다.

아난드 단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 따른 한국경제 여파를 놓고는 “이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큰 상황으로 내년 1월 20일 실질적으로 새 행정부가 자리를 잡고 나서 정책에 따른 득실을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여러 추정을 내놓기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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