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택공급 부족에 대출규제까지 전세, 월세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 가격 회복세로 연결되면서 매매 수요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봤다. 대출규제의 강도와 시행시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신중한 금융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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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부동산 시장 “내년 하반기 꿈틀댈 것”
20일 이데일리가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모두 수도권 주택매매·임대차 시장의 강보합 흐름을 예상했다. 당초 내년 7월로 예고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의 조기 시행 가능성과 함께 각종 대출규제가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 관망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꿈틀댈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 하반기부터 나타난 매수세 축소에 따른 수요 유입으로 전세는 내년 1.0% 상승하고 매매도 수도권 중심으로 차등적인 상승세를 예상한다”며 “주택부분의 건설기성, 3년 전 착공 호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급부진에 의한 가격 상승 압력은 내년 하반기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 대출규제 등으로 내년 1분기까지는 매수자 관망 흐름이 이어지다가 하반기부터는 고질적인 서울 입주물량 부족에 따른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아파트는 상반기 약보합세에서 하반기 강보합세로, 지방은 상하반기 모두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역·주택 유형에 따른 전망이 엇갈린 데 대해 하서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파트의 경우 지방은 미분양 누적과 수요 위축 영향을 받으면서 수도권 주요 지역을 위주로 상승세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비아파트는 전세사기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매물도 쌓여 있어 이런 부분이 해소되고 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 역시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내년에도 올해처럼 매매가격 강보합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비아파트 역시 올해 가격이 많이 떨어진 곳이 있어 지역에 따라 회복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 전월세 시장도 내년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데 더해 노후도시 이주가 계획대로 진행돼 해당 수요까지 반영된다면 상승세가 조금 더 가파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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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에 전세난 가중?…‘갭투자 유입’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가 수도권 전세난을 더욱 가중시켜 종국엔 매매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을 함께 내놨다. 높아진 전세가격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성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지수는 매주 오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로 인해 억눌린 수요는 1차적으로 전월세로 가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좀 더 부풀어 오를 것”이라며 “그래도 매수를 하겠다는 수요는 수도권 외곽 지역을 선택하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 풍선효과의 끄트머리는 갭투자”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역시 “내년 대출규제가 들어오면 전세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면 갭투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동일한 의견을 냈다.
임대차 시장 수요 확대는 주택 공급 부족과 맞물리며 결국 주택 매수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중 전세 매물량과 내년 입주물량 등 임대차 공급량이 평년보다 저조한 상황이라 전세가격 상승 지속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실제로 경기도와 인천은 올해 12만 6658호 대비 내년 7만 9981호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해 전세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으로, 공급이 부족한 지역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있어 매매가격도 강보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규제의 강도와 적용시점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기준금리가 내렸지만 규제 때문에 체감할 수 있는 대출금리가 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 가계대출 규제 강도에 따라 시장이 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스트레스 DSR 3단계의 도입 시기가 어떻게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고 봤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정책은 꼭 필요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과 전세 입주마저 막지 않도록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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