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날으며 '오물풍선' 인식해 회수까지…120만원으로 AI 드론 개발한 光州 고교생들

하늘 날으며 '오물풍선' 인식해 회수까지…120만원으로 AI 드론 개발한 光州 고교생들

AI포스트 2024-11-20 22:21:03 신고

풍선을 회수 중인 AI 드론. (사진=광주시교육청)
풍선을 회수 중인 AI 드론. (사진=광주시교육청)

지난 18일 북한이 또 오물풍선을 날려보냈다. 이번이 31번째이다. 풍선으로 인한 화재와 재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대남 오물풍선 안에는 퇴비나 담배꽁초, 종이 등 쓰레기가 담겨 있으나, 향후 오물 대신 독극물, 세균 등과 같은 살상 물질이 담길 경우 국가적 비상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우리 군은 전단 살포, 대북확성기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사실상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AI) 중심도시 광주의 한 고등학생들이 하늘에 떠 있는 풍선을 추적하고 회수하는 AI 드론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드론은 광주 인성고 2학년 이승주·이현우·정동화 등 3명의 학생이 고안한 기술이다. 학생들은 풍선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켰고, 드론에 라이다(LiDAR) 센서를 장착해 오물풍선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풍선의 위치가 파악되면 드론이 풍선에 접근한다. 

왼쪽부터 정동화, 이승주, 이현우 학생. (사진=광주시교육청)
왼쪽부터 정동화, 이승주, 이현우 학생. (사진=광주시교육청)

이후 드론에 장착된 미세한 로봇 팔로 풍선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다. 이어 학교 운동장 상공에서 테스트한 결과, 인식 성공률 89%, 회수율 80% 등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기술이 도입되면 풍선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산 피해, 화재 등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언론 보도를 접한 뒤 해당 기술을 고안해 연구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과학교사 전광윤씨의 지도 아래 학생들은 4개월에 걸쳐 드론 개발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로부터 120만원의 예산과 학교 운동장 사용 등을 지원받았다. 

학생들의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은 '제31회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 초록 심사'를 통과했다고 한다. 논문 제목은 '고고도 풍선의 추적 및 회수를 위한 AI기반 드론의 개발'이다. 휴먼테크 논문대상은 영재고와 과학고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회로, 일반고 학생의 논문이 합격한 경우는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풍선을 포착한 AI 드론. (사진=광주시교육청)
풍선을 포착한 AI 드론. (사진=광주시교육청)

연구에 참여한 이승주 학생은 "풍선을 회수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며 "친구들과 함께 개발한 기술이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우 학생은 "기술 개발을 맡으며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뒀다"라고 말했다.

이경기 광주 인성고 교장은 "지금은 오물을 담은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지만, 남북 관계가 크게 악화될 경우, 내용물이 바뀔 수도 있다는 걱정과 문제의식이 담긴 것"이라며 "부족한 점도 있겠으나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책을 찾아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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