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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이 일제강점기 당시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을 포함한 노동자들을 위한 첫 추모식 일정이 우여곡절 끝에 확정했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한일 정부가 합의해 추진한 행사로, 유가족은 물론 일본 정부 인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추도식 문구가 정해지 않은데다가 우리 정부가 요구한 차관급 이상 고위급 인사가 참석할지도 불투명하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사도광산 추도식’을 24일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실행위원회 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민간단체와 중앙정부 관계자가 참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정부 관계자와 사도광산 한국인 노동자 유가족 11명(네 가족)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도식 후 외교부는 유가족과 한국인 노동자 시설을 방문하는 등 별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7월 당초 입장을 바꿔 일본 정부가 신청한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에 찬성했다. 이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하면서 현장에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을 설치하고 추도식을 매년 열기로 한 점 등을 평가해 내린 결정이다.
올해 첫 열리는 첫 추도식 시기는 애초 7∼8월로 논의되다가 9월로, 다시 가을인 10∼11월로 늦춰졌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선거가 9월 진행되고 10월 중의원 조기 해산에 따른 총선 등으로 미뤄지다 본 행사를 나흘 앞둔 이날에서야 확정됐다.
추도식 명칭, 장소, 참석자 등 구체적인 행사 방식을 두고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줄다리기가 이어진 측면도 있다. 막판 일본 정부가 추도식 명칭에 ‘감사’라는 표현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한국 정부는 이 표현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취지로 읽힐 수 있다고 반대했다. 결국 추도식 공식 명칭은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정해졌다.
추도문에 조선인 강제노동이 어떻게 담길 지도 미지수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도광산 추모식에 대해 “세계유산이 될 때까지 기여해주신 분들에 대한 마음을 식전에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추도식 개최를 나흘 앞두고 추도사·고위급 참석 협의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추도식이 세계유산 등재 때 합의한 것이고, 그 의미를 보여줄 수 있도록 일본에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라고 요청하고 있고, 유가족들이 최대한 가실 수 있게 준비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족분들께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행사 내부 내용에 대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의 일본 체류 비용은 한국 외교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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