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중도일보 2024-11-20 17:59: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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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생 9개월째 분유조차 제대로 먹지 못해 깊은 잠에 들었던 아이가 그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소아병동 중환자실에 작은 몸을 의탁한 채 24개월을 지켜낸 아이는 학대의 멍울을 품은 채 그렇게 떠났다.

20일 지역 의료계와 지자체에 따르면, 친모의 방임과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소아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던 A군이 11월 8일 사망했다. A군은 생후 9개월이었던 2022년 11월 숨을 쉬지 못하고 신체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119구급대에 구조돼 대학병원 소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최근까지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도움으로 얇은 숨을 지켜가고, 담당 의료진도 아이가 회생하기를 바라며 고사리손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

30대인 아이의 친모는 아이가 분유를 제대로 먹지 못하고 토하자 4개월이 된 때부터 이온음료와 뻥튀기 등 간식만 주고 이유식도 충분히 주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에 이송될 당시 아이는 신장 71㎝에 체중은 7.5㎏으로 3달 전 영유아 검진에서 측정된 키 70.5㎝와 체중 9㎏에서 성장하지 않거나, 오히려 탈진상태로 체중이 빠졌다.

아이의 친모는 아동유기와 방임의 아동복지법 위반죄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교정시설에 복역 중으로, 이번에도 연명치료 끝에 사망한 아이의 유해 인계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가 지난 8일 숨을 거두었으나,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한 것도 유해를 품을 가족이 없어서다. 결국 아이는 무연고자의 장례 절차를 따르게 될 전망이다. 다만, 아이의 회복을 기원한 봉사자들이 아이의 장례를 외롭지 않게 치를 예정이다.

임병안·김지윤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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