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 안팎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삼성그룹 전반에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리더십 재편 요구가 빗발친 결과다. 그동안 이 사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삼성그룹 리더십 재편 요구와 맞물리면서 그의 영향력 확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의 행보가 과거 '삼성그룹 여성파워'의 리더격 인물이었던 고 이인희 한솔 고문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점은 이러한 견해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사내로 태어났으면 그룹 맡겼을텐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인정한 장녀 이인희
고 이인희 한솔 고문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로 1929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구여중을 거쳐 이화여대 가정학과에 진학했다 중퇴했다. 이후 평범한 여성의 삶을 살았던 그는 1979년 50살의 나이에 호텔신라 상임이사로 처음 회사 경영에 뛰어 들었다. 통상 학위를 마친 후 곧장 회사 경영을 배우기 시작하는 요즘 트렌드와 비교하면 상당히 늦게 회사 경영을 배운 것이다.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결과는 사뭇 의외였다. 당시 고 이인희 고문은 재임 중 서울 신라호텔 전관 개·보수 작업과 제주신라호텔 건립 등 굵직한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옆에서 딸의 활약을 지켜본 고 이병철 창업주는 훗날 본인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을 통해 "사내로 태어났으면 그룹을 맡겼을 큰 재목"이라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삼성家 장녀·호텔·추진력…'리틀 이병철' 이인희 닮은 '리틀 이건희' 이부진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행보는 고모인 고 이인희 고문의 살아생전 모습과 상당히 흡사한 측면이 많다. 우선 집안의 장녀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970년생으로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1남3녀 중 장녀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여동생이다. 호텔 사업에서 재능을 보였다는 점도 판박이다. 이 사장은 2010년부터 올해로 15년째 호텔신라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그룹 최초의 여성 사장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고 이인희 고문이 책임졌던 공익재단 살림은 고스란히 이 사장이 물려받았다. 고 이인희 고문이 자신의 뒤를 이어 이부진 사장을 두을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임명한다는 유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家 여성파워'의 상징적 인물이 자신의 후계자로 이 사장을 낙점한 것이다. 그 때부터 이 사장에겐 줄곧 '포스트 이인희'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고 이인희 고문과 이부진 사장에게 가장 많이 뒤따르는 평가가 '아버지와 가장 닮은 자식'이라는 것도 공통분모다. 이 사장은 그동안 줄곧 고 이건희 회장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례로 과거 이 사장은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을 직접 공항으로 마중 나가며 공항면세점 최초의 루이비통 매장 입점이라는 목적을 달성해 이목을 끈 바 있다.
최근 삼성그룹 전반에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가운데 여론 안팎에선 이부진 사장에 대해 '삼성그룹 미래 리더십의 주축'이라 추켜세우는 평가가 적지 않다. 삼성그룹 창업주가 '후계자 재목'이라 평가했던 고 이인희 고문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다 여성 리더에 대한 평가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글로벌 기업 중 여성 후계자가 기업의 재도약을 일궈낸 사례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 '이부진 리더십' 등장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례로 현재 SPA 브랜드 자라(Zara)를 소유한 스페인의 패션기업 인디텍스그룹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마르테 오르테가' 회장이다. 그는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막내딸이다. 유로존 내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금융그룹인 스페인의 산탄데르그룹을 맡고 있는 수장 역시 여성이다. 산탄데르그룹 회장 '아나 보틴'은 산탄데르그룹 4세로 형제들을 제치고 아버지 고 에밀리오 보틴 전 회장의 선택을 받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자기가 맡은 업종뿐만 아니라 예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사업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영에 대한 비전도 충분하고 결단력도 강해 삼성그룹의 차기 리더십의 자질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이 다르긴 하지만 여론 일각에선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보다 경영 능력이나 사업 수완이 더욱 탁월하다는 평가도 자주 들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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