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자 만난 李 "기업인 배임죄 공론화할 때…시장 질서 잡히면 증시 45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강의 기적으로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발전한 역동성이 살아날 것이라 믿어지면 주가지수 4500선을 가뿐히 넘을 거라 본다"며 상법 개정안 추진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받고도 검찰의 항소에 재판에 불려다니는 사례를 언급하며 '형법상 배임죄' 완화 필요성도 말했다.  

이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국내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이사가 실제 주주의 이익이 되도록 행동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함께 이번에 (상법 개정안을) 확실히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이사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총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재계가 부담을 토로하고 정부여당도 부정적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이번 정기 국회 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안 추진 배경에 대해 "사실은 상법 개정이 아니라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할 일"이라며 "하지만 자본시장법은 정무위원회 소관이고 위원장이 여당이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부득이하게 상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법 개정안 역시 동의 가능성이 없어서 (야당 주도로) 일방 처리하게 될 것 같고,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이 대표는 삼성전자 사례를 언급하며 기업인의 형사상 배임죄 완화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재용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받고도 항소 당해서 재판에 끌려다니는데 (미래 먹거리 등) 의사결정이 되겠나"라며 "주주 입장에서도 경영진 입장을 고려해 줘야 한다. 경영인, 기업인 측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고 전체를 봐야 한다"고 했다. 이사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면 배임죄가 남발될 가능성이 높아져 기업인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정치사법 환경에서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에게까지 확대해서 언제든지 (검찰의) 수사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조항을 만들면 '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사업할까'라는 걱정도 든다"며 "대책을 마련하고 공론화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오후에는 국회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만나 경영계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와 주52시간제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윤 회장 측 설명에 "연구개발(R&D) 등 특정 영역에는 주52시간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말을 여러 곳에서 듣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필요한데 제도 때문에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 엄격한 제한 아래 완화를 허용해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