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들도 대부분 생소하게 여기는 식재료 '천마'를 맛보기 위해 산지인 전라북도 무주를 찾았다. 천마가 바구니 안에 담겨 있다. /사진=다이어리알
모 유명 셰프가 "주방의 왕은 주방장이 아니라 식재료"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많은 셰프는 새로운 요리에 대한 영감을 식재료로부터 얻는다. 연구하면 할수록 우리의 식탁에 낯선 즐거움을 선사할 자연의 산물들이 새롭게 고개를 내밀어 끊임없는 과제를 안긴다.
최근 미식 업계를 이끄는 셰프들이 새롭게 주목하는 식재료 '천마'는 아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천마는 전북 지역에서도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서 채취되는 산물이다. 생김새는 마를 닮았으나 마과가 아닌 난초과 식물이다. 땅속에서 자라지만 버섯처럼 나무에 접해 균으로 자라난다. 향이 강해 생으로 먹기보다 열을 가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생천마는 10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한정된 시기에 수확한다. 산지에서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으면 쫀득한 식감과 쌉쌀한 땅 내음이 일품이다.
◆용추폭포가든
용추폭포가든은 국내 최대 천마 산지인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위치했다. 사진은 용추폭포가든의 외관. /사진=다이어리알
국내 천마 최대 산지인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는 지역에서 재배한 천마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있다. 산지에서 갓 수확해 신선함이 살아있는 천마를 활용한 별미를 선보이는 식당도 있다.
지역 명소 용추폭포 바로 옆 용추폭포가든은 손꼽히는 천마 맛집이다. 주인장의 남다른 솜씨는 생소한 식재료인 천마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맛깔스럽게 풀어낸다. 최근에는 천마 요리를 한수 배우기 위해 서울의 유명 셰프들이 다녀가기도 했다.
주인장 김태종, 이금숙씨 부부는 무주 토박이로 두 사람 모두 안성면이 고향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고 자란 지역의 식재료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계절에 맞게 능숙하게 다룬다. 대표 메뉴는 생천마를 활용한 천마토종백숙이다.
용추폭포가든은 싱싱한 천마를 활용한 백숙 등 메뉴를 선보인다. 사진은 용추폭포가든의 천마토종백숙. /사진=다이어리알
신선한 토종 오리와 닭을 기본 재료로 은은한 천마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자숙한 천마를 듬뿍 올려 낸다. 끓이면 끓일수록 진한 재료의 맛이 우러난다. 싱싱한 원물 덕에 담백하고 쫄깃한 육질을 경험할 수 있다. 편으로 썰어 끓인 천마는 감자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밀도 있고 쌉쌀한 뒷맛의 여운을 선사한다. 진하게 졸아든 육수에 찰밥 누룽지로 끓이는 영양죽은 만족스러운 식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삼겹살 메뉴도 있는데 천마 수확 시기를 맞춰 생천마와 함께 구워 먹어 볼 것을 추천한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생천마를 즐기는 방식으로 천마 맛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낙전골도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메뉴다. 낙지와 맛깔스럽게 양념한 소불고기, 그리고 숲의 정기를 머금은 신선하고 향기로운 표고버섯과 새송이버섯이 들어간다. 이뿐 아니라 국물에 개운하고 얼큰한 맛을 더하는 배추와 콩나물, 매일 정성껏 끓이는 채소 육수 등 들어가는 재료 하나하나가 주연 배우급인데 다채로운 식재료가 한 데 모여 풍성한 맛의 조화를 이끌어 낸다. 맑은 술이나 탁주와도 궁합을 이룬다.
◆무주어죽
무주어죽은 천마를 활용한 어죽 메뉴가 있다. 사진은 무주어죽의 천마어죽. /사진=다이어리알
덕유산과 금강 상류의 접점에 위치한 무주어죽은 무주를 대표하는 향토 음식인 어죽으로 이름난 곳이다. 내도리 강변을 따라 드라이브하다가 들르기에도 좋다. 강물의 맑은 계류에서 갓 잡은 민물고기의 맛이 탁월해 무주를 방문했다면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기존 어죽에 천마를 넣어 특유의 풍미를 더한 천마어죽을 선보인다. 꼬득꼬득한 식감의 천마도리뱅뱅이는 어죽과 함께 즐기기 좋은 콤비.
◆고솜
고솜은 천마를 활용한 오일 파스타 등 메뉴가 있다. 사진은 고솜 천마 오일 파스타. /사진=다이어리알
무주군 읍내 레스토랑. 젊은 부부 요리사가 운영하는 캐주얼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돈가스, 파스타, 필래프 등을 주력으로 선보인다. 매장에 시원하게 펼쳐진 통창을 통해 잔잔하게 흐르는 남대천과 향로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표 메뉴로는 누구나 좋아하는 돈가스와 무주 천마를 사용한 천마오일파스타가 있다.
◆무에르
무에르는 무주IC 만남의광장 내 카페로 천마의 대중화를 위한 디저트를 개발한다. 사진은 천마튀일과 천마스노우볼. /사진=다이어리알
무주IC 만남의광장 내 카페. 무주 특산물인 천마의 대중화를 위한 디저트 레시피를 개발해 선보인다. 구수한 흑임자 라떼와 밤 마키아토 등 다양한 음료와 함께 수제 구움 과자를 전문으로 한다. 전병처럼 얇게 펼쳐 구워낸 천마튀일과 바삭한 천마 쿠키를 달콤한 슈가 파우더로 감싼 천마스노우볼이 대표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