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슈 증류소는 지금부터 약 40년 전인 1973년 개설되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몰트 위스키 증류소인 ‘야마자키 증류소’ 건설 착수 50주년을 맞이해 산토리 제2 몰트 위스키 증류소를 세우기 위해 산토리는 위스키 제조에 가장 적합한 양질의 물을 찾아 일본 각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최고의 명수의 땅으로 하쿠슈가 선정되었다. 하쿠슈 증류소에서 위스키 제조에 사용하는 물은 남알프스의 산에 내린 눈과 비가 화강암층을 통해 정화되어 나오는 깨끗한 지하 천연수다. 위스키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은 ‘마더 워터’라고도 불리며, 위스키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위스키 제조에서 필수적인 조건은 위스키를 만드는 데 최적인 양질의 물과 그 물을 오랜 세월에 걸쳐 키워주는 자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곳이 바로 하쿠슈다.
하쿠슈는 남알프스 가이코마가타케 산자락의 해발 약 700m에 위치하며, 대자연에 둘러싸여 약 82헥타르의 부지 안에 광활한 숲을 가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숲의 증류소’다. 서늘하고 시원한 기후 등 이곳의 환경은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만의 개성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 풍요로운 자연의 축복이야말로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의 맛과 향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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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명수, 맥아,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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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에는 보리를 원료로 한 ‘몰트 위스키’와 옥수수 등의 곡류를 원료로 한 ‘그레인 위스키’ 등 두 종류가 있다. 여기서 몰트는 보리를 발아시킨 ‘맥아’라는 뜻이다. 숙성을 거쳐 탄생한 개성이 풍부한 몰트 원주는 다양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블렌더의 기술로 이 다채로운 원주를 조합해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를 만드는 것이다.
‘싱글’이란 증류소를 가리키는 말로 ‘한 곳의 증류소’라는 뜻이다. 즉, ‘싱글 몰트 위스키’는 ‘한 곳의 증류소’에서 ‘맥아와 물만을 원료로 사용해 만들어진 위스키’라는 것이다. 그리고 하쿠슈 증류소의 위스키 원주만을 사용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위스키가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다. 또한, 증류소의 환경과 제조 방식이 강하게 반영되어 개성이 드러나는 것이 ‘싱글 몰트 위스키’다. 즉,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는 바로 하쿠슈의 환경과 풍토, 그리고 양조가의 고집이 응축된 위스키인 것이다.
하쿠슈 위스키의 특징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는 하쿠슈 증류소에서 위스키 제조에 사용되는 물은 경도가 낮아 위스키 원주가 가볍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하는 물이 달라지면 위스키의 개성도 달라진다. 두 번째는 ‘보리’다. 보리차 등에 사용되는 여섯 줄 보리에 비해 전분이 많은 두줄보리를 발아시켜 건조한 ‘맥아’를 사용한다. 세 번째로는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피트’다. 피트는 하쿠슈의 향기를 특징짓는 중요한 재료다. 맥아를 건조할 때 연료의 일부로 이 피트를 태워서 그 훈연 향을 맥아에 입혀 특유의 스모키한 향을 더해준다. 이런 맥아를 ‘피티드 몰트’라고 부른다. 이 피티드 몰트를 일부 사용함으로써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의 특징 중 하나인 스모키 향이 생겨난다.
산토리에서는 미래를 위한 위스키 제조의 일환으로서 이탄지 보전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보전 활동을 통해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제조 문화를 지키며, 이와 동시에 생물다양성과 자연환경 보호로 이어지는 보전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하쿠슈 증류소는 알코올을 만드는 발효 단계에서 큰 역할을 하는 효모의 일부를 자가 배양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러 종류의 효모를 사용해 균형 잡힌 향과 맛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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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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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조에서는 맥아와 물을 섞어 보리 주스 ‘맥아즙’을 만들어낸다. 또, 여과할 때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투명도 높은 맥아즙을 추출한다. 투명도가 높은 맥아즙을 ‘청징 맥즙’이라고 한다. 향기로운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이렇게 엄선된 맥아와 남알프스 산의 천연수로 만들어진 이 맥아즙은 ‘싱글 몰트 위스키 하쿠슈’의 경쾌하고 산뜻한 맛, 은은한 스모키 향을 만들어 내는 위스키의 기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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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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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로 만들어진 맥아즙을 알코올로 바꾸는 과정이 ‘발효’다. 맥아즙에 효모를 첨가하면 맥아즙 속 당분이 알코올로 바뀌게 되고, 결과적으로 알코올 도수가 약 7%인 ‘워시’가 된다.
발효 과정에서 하쿠슈 증류소의 가장 큰 특징은 나무통 발효조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무통은 온도 관리가 어렵고 유지 보수도 힘들지만, 보온성이 뛰어나고 맛이 풍부한 원주를 만들 수 있어 스테인리스 발효조가 주류인 가운데 나무통을 사용하는 발효를 고집한다. 이 나무통 발효조가 ‘하쿠슈’의 특징인 은은한 산미를 가진 깔끔한 맛으로 이어지며, 당화와 발효의 과정에서는 최신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양조가가 오감으로 워시의 상태를 확인하고, 세심하게 온도를 확인하는 등 사람의 손으로 위스키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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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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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물은 끓는 온도(비점)가 다르다. 이 성질을 이용해 알코올 성분이나 향기와 맛을 내는 성분을 농축해서 추출하는 것이 증류다. 증류기에 워시를 넣고 가열하면 끓는 온도가 낮은 알코올부터 먼저 증발하기 시작한다. 이 증기를 솥의 끝부분에 있는 냉각기로 식히면 다시 액체로 추출할 수 있다. 2번의 증류를 거쳐 알코올 도수는 약 70%나 된다. 2차례의 증류로 탄생하는 것이 이 무색투명한 뉴포트다.
증류 과정에서 워시는 초류솥과 재류솥으로 2번 증류된다. 또한, 하쿠슈 증류소에서는 초류는 모두 직화 가열을 고집하고 있다.
산토리에는 크게 나눠 3종류의 솥이 있는데, 하쿠슈 증류소에서는 ‘스트레이트형’과 ‘랜턴형’, 2종류의 증류솥을 사용하고 있다. 증류솥의 형상뿐만 아니라 크기와 목의 각도 차이에 따라서도 위스키의 맛과 향은 달라진다.
스트레이트형 솥으로 증류하면 증발한 성분이 그대로 상승한다. 그렇기 때문에 완성된 뉴포트는 강하고 중후한 맛을 내게 된다. 랜턴형 솥은 증발한 성분이 불룩한 부분에서 환류를 반복해 스트레이트형에 비해 더욱 깔끔하고 가벼운 맛의 뉴포트가 만들어진다.
색으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지만, 무색투명한 뉴포트는 이미 개성 있는 맛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양조가는 그중에서도 맛과 향의 균형이 가장 잘 잡힌 부분만을 판별해 추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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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의 재료-화이트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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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고 안은 온도 조절을 일절 하지 않으며, 위스키는 하쿠슈의 자연 그대로의 환경 속에서 시간을 들여 숙성되어 간다. 산토리는 여러 나라의 오크로 통을 만드는데, 산지가 다르면 나무가 가지는 성분도 다르기 때문에 완성된 원주의 개성도 달라진다. 통은 모두 장인이 수작업으로 조립한다. 못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으며, 조립한 측판을 ‘후프’라는 띠 모양의 쇠 고리로 조여 고정해서 만든다. 하쿠슈 증류소의 바로 근처에는 산토리 위스키의 통을 만드는 ‘하쿠슈 통 제조 공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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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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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에 담긴 원주가 제품이 되기까지는 10년 2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다. 통을 만드는 장인들은 통의 재료를 보는 눈, 통의 후프 조이는 소리를 듣는 귀, 재료의 냄새를 가려내는 코 등, 오감을 사용해 통을 최고의 상태로 완성한다. 증류된 무색투명한 위스키 원주에 있어서 통이란 것은,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갓 태어난 아기 같은 위스키 원주를 정성껏 길러주는 요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 제조는 위스키를 만드는 중요한 과정의 하나인 것이다.
더불어, 저장고에는 통 속의 위스키를 지켜보는 파수꾼이 있다. 그들은 통을 지켜보며 저장고 안을 돌아다니는데, 통 속 위스키의 변화에 주의하며 통이 새지 않는지, 또 통 하나하나가 잘 숙성되고 있는지, 원주의 상태를 체크해 모든 통의 개성을 파악한다. 그리고 블렌딩이라는 중요한 마지막 작업을 하는 블렌더들에게 풍부한 개성을 가진 다채로운 원주를 이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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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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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통의 크기에 따라 숙성 속도가 다르다. 큰 통에서는 느리게 숙성되고, 작은 통에서는 빨리 숙성된다. 또한, 원주의 개성을 크게 좌우하는 건 사실 통의 ‘재질’과 ‘전력’이다. ‘재질’ 중 대표적인 것이 아메리칸 화이트 오크이다. 큰 ‘펀천’과 작은 ‘배럴’ 등에 사용되며, 바닐라와 나무 향 같은 온화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위스키 블렌드의 토대를 잡아주는 소중한 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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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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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기간이 짧은 숙성통과 숙성 기간이 긴 숙성통의 내용물은 ‘색’과 ‘양’이 다르다. 무색투명했던 ‘뉴포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무의 성분이 녹아들어 호박색으로 물들고, 바닐라와 나무 향 등의 숙성향도 생기게 된다. 위스키는 사계절의 순환 속에서 여름에는 팽창하고 겨울에는 수축하며 하쿠슈의 공기를 듬뿍 빨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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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식 증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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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 위스키 증류기, 연속식 증류기는 단식 증류기와는 전혀 다르다. 연속식 증류기란 단식 증류기가 여러 개 겹쳐있는 것이다. 2개의 탑은 각각 ‘분석탑’, ‘정류탑’으로 불리며 내부에는 칸막이가 여러 개 있다. 이 칸막이 안을 워시와 증기가 왕래하며 반복해서 증류가 이루어지면서 더욱 농도가 높은 알코올이 추출된다. 뉴포트가 약 70%인 데 비해 금방 증류한 그레인 위스키의 액체 ‘뉴메이크’의 알코올 도수는 무려 약 90%나 된다. 또한, 증류를 반복해서 더욱 깔끔한 맛의 위스키로 완성된다.
하나의 위스키 원주를 대량 제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던 과거의 하쿠슈 증류소는 일시 휴업을 거쳐 더욱 전통적인 양조방식과 다양한 양조방식을 갖춘 증류소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레인 위스키도 성장의 일환으로 미래를 위한 산토리 위스키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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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주입 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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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포트는 커다란 ‘필러’라고 불리는 기계를 사용해 통에 담긴다. ‘통 주입 작업장’에서는 뉴포트를 오크통에 담는 작업을 하며, 필러는 하쿠슈 증류소에서 위스키 제조가 시작된 당시부터 사용되고 있기에, 많은 뉴포트를 양조가들의 마음과 함께 통 속에 담아왔다.
양조가들은 망치를 사용해 이 뉴포트가 담긴 통을 꽉 잠근다. 소중한 위스키를 오랫동안 지켜가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새지 않도록 한 번에 마개로 막기 위해서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뉴포트가 담긴 통은 트럭에 실려 양조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숲의 저장고로 운반된다. 그리고 저장고 안에서 오랫동안 잠들게 된다. 참고로 이곳에서는 잠에서 깨어난 위스키 원주를 꺼내는 ‘통 개봉’ 과정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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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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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에서는 단지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물을 키워온 삼림 보호 활동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일본 각지에서 지역 주민들과 협력해 산과 숲을 가꾸어가는 천연수의 숲 활동이다. 이 활동을 통해 산토리 그룹은 일본 국내 공장에서 사용하는 지하수 양의 2배 이상의 물을 길러내고 있다.
광활한 숲으로 둘러싸인 숲의 증류소, 하쿠슈 증류소에는 현재 18동의 저장고가 있으며 이 저장고들도 각각 특성이 있다. 최신 저장고는 모두 기계화되어 있어 통이 놓여있는 장소를 바꿀 때도 사람이 직접 하지 않고 기계만으로 통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또, 하쿠슈 증류소의 저장고들 사이에는 높낮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원주도 다양하다. 그리고 이런 원주를 매일 오감으로 파악하고 블렌딩하는 이들이 블렌더이다. 블렌더들은 위스키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증류소의 특징을 살려 어떻게 제품을 완성할지 항상 생각하고 있다. 저장고 속 100여 종이 넘는 원주의 테이스팅을 진행하고, 더 나아가 미래의 맛을 상상하면서 원주를 길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