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의 불공정약관에 대해 심사를 통해 시정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약관은 플랫폼 사업자의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부당한 개인정보 수집·활용 조항, 소비자에게 불리한 재판관할 조항 등 총 13개 유형, 47개 불공정 약관조항이 포함됐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이용약관은 16개, 테무 이용약관은 31개다.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이른바 C커머스는 현재 대략 1000만명에 이르는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에서 공개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쿠팡이 3203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알리(904만 명), 11번가(744만 명), 테무(679만 명), G마켓(528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해외직구의 국가별 점유율은 그간 미국이 가장 높았으나, 작년부터는 중국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48.7%)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위는 알리·테무의 이용약관상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조항이 있는지를 면밀히 심사했다. 그 결과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배제하고 소비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이 곳곳에서 발견되어 이를 시정하게 됐다.
먼저, 알리·테무의 이용약관에는 ▲통신판매중개업자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이용자가 위법행위를 하거나 약관을 위반하여 플랫폼이 조치를 하는 경우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플랫폼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알리·테무가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관리하는 주체로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통신판매중개업자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플랫폼 이용자 간 분쟁 발생 시 그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 및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은 이용자의 잘못을 이유로 필요한 조치를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귀책이 경합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손해배상범위를 상당한 이유 없이 제한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해당 조항은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배제하고, 손해배상범위를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무효인 약관이라고 봤다.
이에 알리·테무는 고의·(중)과실 범위 내에서 책임을 부담하며, 한국민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인정되는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또한 알리·테무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사실상 무제한적으로 수집하는 조항 ▲이용자 콘텐츠를 알리·테무를 비롯하여 그 계열사 등이 전방위적으로 사용하고, 이용자의 권리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조항도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알리·테무가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을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이용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신이 제공한 콘텐츠를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하는 등 개인정보 및 이용자 콘텐츠의 수집·활용과 관련하여 부당한 내용을더 이상 포함하지 않도록 약관을 고쳤다.
뿐만 아니라 알리·테무의 이용약관에는 이용자와의 분쟁에 대한 전속관할을 각각 홍콩 법원, 싱가포르 법원으로 정한 조항이 있었다.
이에 알리·테무는 대한민국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준거법을 한국법으로 함과 동시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한국 민사소송법에 따르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정위는 플랫폼을 비롯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서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거래관행이 형성될 수 있도록 불공정 약관 시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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