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기록 1만쪽 넘어" 항변에 "인력 더 투입하라" 요구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근의 위증 사건 첫 재판이 피고인 측의 증거기록 복사 문제로 사실상 공전했다.
20일 수원지법 형사1단독 김윤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문모 씨의 위증 사건 첫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기록 열람 및 복사가 다 안 됐다. 부인하는 취지이긴 한데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진술은 오늘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첫 공판기일에서는 검사가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하고, 피고인 측이 이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견을 밝힌다.
그 이후 증인신문 절차 등 향후 공판 절차에 대한 협의를 하는데, 이날 재판은 피고인 측의 공소사실 의견 개진 전에 중단된 것이다.
김 변호사는 "기록이 만페이지다. 아직 기록복사가 제대로 안 돼서 사건 파악이 안 됐으니 추후 기일에 (공소사실 의견 진술) 했으면 좋겠다"며 "등사하고 검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돼 추정하건대 두 달 정도는 (복사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이 중복되는 것이 많다. 피고인 개인에게 만페이지의 기록을 복사하라고 요구하는 사법 시스템이 너무하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그러자 김 부장판사는 "11월 8일에 '열람 복사한다'는 이유로 기일변경신청해서 오늘 기일로 잡은 건데, 기록 복사하는 데 두 달씩 걸리는 경우가 있느냐"며 "기록복사로 두 달의 시간을 더 달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이 있는데 무슨 피고인 개인을 말하느냐"며 " 사무실에서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지, 재판을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두 달 후에는 가급적 공소사실 인부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씨는 지난해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사실은 사적 수행비서로 일하면서 이 전 부지사로부터 쌍방울 그룹의 법인카드를 건네받아 사용해놓고 "이화영의 사적 수행비서로 일한 적 없고, 쌍방울 그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라고 직접 내게 건네줬다"고 하는 등 위증한 혐의로 지난 7월 10일 기소됐다.
검찰은 문씨를 기소하면서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등 2명도 각각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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