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 교수팀(순환기내과 조현재 교수, 심혈관연구단 강민준 연구원)은 타목시펜으로 유도되는 ‘심근세포 특이적 라트로필린-2 결손 마우스 모델’을 제작하고, 그 형질을 분석하면서 확장성 심근병증의 새로운 병태생리를 발견했다고 20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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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회경제적 부담을 주는 질환으로,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심장의 수축 기능 저하로 인한 심부전으로 이어진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부전의 대표적인 형태로, 현재는 보조적인 약물 치료만 존재하고 심근세포의 재생을 유도하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5년 전 라트로필린-2가 심근 줄기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발현되며, 결손 시 배아 발달 단계에서 심장 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배아 치사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고, 이를 통해 이 유전자가 생명 유지에 필수적임을 증명한 바 있다. 이어 연구진은 성인 심장에서 라트로필린-2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2년에 걸쳐 유전자 조작 마우스 모델을 제작하고, 이후 2년 동안 그 형질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 이번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타목시펜을 투여해 심근세포에서 라트로필린-2를 제거한 마우스는 며칠 내 갑자기 사망하는 현상을 보였으며, 심근경색증 모델에서도 대조군에 비해서 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전도 모니터링상 부정맥과 방실전도 차단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부 육안 검사상 심장이 크게 확장된 모습이 확인됐고, 조직검사에서는 심근 섬유의 결합이 해체되어 흐트러진 모습이 나타났으며, 전자현미경 검사상 심근섬유가 해체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파괴된 것이 관찰됐다. 심장을 녹여 심근단일세포를 분리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분석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막전위가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활성 산소종(ROS) 축적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기전을 분석한 결과, 라트로필린-2가 결손되면 p38-MAPK 경로의 활성이 저하되며, 그 결과 심근세포 간 결합 인자들인 Adherens, Desmosome, Connexin의 발현이 감소해서 심근 섬유들이 해체되고, 동시에 미토콘드리아 조절 단백질인 PGC-1α의 발현이 감소해 미토콘드리아의 양이 줄어들고 구조가 파괴되어 에너지 생산 효율이 떨어지면서 심장 기능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병태생리를 증명하기 위해서, ‘p38-MAPK 경로 활성제’를 투여하여 라트로필린-2 결손 마우스의 확장성 심근병증이 치료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라트로필린-2 결손으로 인한 심부전을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심부전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효수 교수는 “심장은 지속적으로 박동을 유지해야 하므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과 심근세포 사이의 물리적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라트로필린-2가 심근세포에서 결손될 경우 이러한 기능과 구조가 손상되어 심부전 및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라트로필린-2는 마우스와 인간의 유전자 서열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의 결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며 “현재 라트로필린-2 유전자 치료제, 라트로필린2라는 세포표면 수용체를 자극할 수 있는 리간드를 치료제로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심혈관학 기초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Circulation Research’(IF: 16.5)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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