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교수 등도 참여…"의료계가 다시 의견 모은다는 데 의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오진송 기자 =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 교수와 개원의 등까지 고루 포진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21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 사태가 9개월을 넘긴 가운데 그간 사분오열 상태였던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형욱 위원장(대한의학회 부회장·단국대 의대 교수)이 이끄는 비대위는 21일 저녁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연다.
임현택 전 회장 탄핵 이후 지난 18일 출범한 의협 비대위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대전협 추천 위원 3명과 의대생 단체 추천 위원 3명, 의대 교수 단체 추천 3명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개원의를 포함해 의료계 모든 직역이 비슷한 비중으로 참여하는 데다, 비대위 규모도 이전 비대위보다 작아 여러 직역의 다양한 목소리가 효율적으로 통합될 것이라는 기대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온다.
의협은 사태 초반인 지난 2월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필두로, 박단 당시 대전협 회장을 포함해 40여 명으로 이뤄진 비대위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으나 임현택 전 회장의 당선 이후 주도권 다툼이 불거지며 동력을 잃었다.
임 전 회장 취임 후 의협은 지난 6월 범의료계 단체를 표방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료계 전체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려 했지만, 전공의와 의대생이 불참한 '반쪽'으로 운영되다 결국 한 달여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비중 있게 참여하는 이번 비대위가 일차적으로 그간의 의료계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 비대위원은 "지금은 대정부 투쟁은 고사하고 일단 무너진 의협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며 "의료계가 다시 의견을 모은다는 데 의미를 우선 두고 있다"고 전했다.
박단 위원장도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이러한 거고 전공의들의 생각은 이러한 거다, 그런 것들에 대한 변함은 없다"면서도 "저희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교수나 개원의 선생님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소통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향후 다양한 직역의 목소리를 통합해 2025∼2026학년도 의대 정원 등과 관련한 대응 내지 투쟁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2차 소위원회 논의를 이어가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도 비대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형욱 위원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 당시 협의체와 관련해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비대위는 내년 1월 2∼4일 선거를 통해 의협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활동한다.
후보 등록 기간은 내달 2∼3일로, 지난 3월 회장 선거에서 임 전 회장에게 패했던 주수호 전 의협 회장과 사태 초반 비대위를 이끈 김택우 회장이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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