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멤버 하니가 하이브 안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하니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직장내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20일 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은 뉴진스 팬들이 제기한 하니 직장내괴롭힘 민원에 대해 "직장내괴롭힘 금지제도의 적용대상은 피해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여야 한다"며 "하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종결했다"고 사건처리 회신 문서를 보냈다.
서부지청은 하니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보지 않은 이유로 △대등한 지위에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있어 사측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취업규칙 등 사내 규범을 적용받지 않는 점, △일정한 근무시간·장소가 정해지지 않은 점, △연예활동 비용을 하니와 회사가 공동 부담한 점, △수익 배분 성격으로 활동에 대한 금액을 받는 점,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점, △이윤 창출과 손실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실질에 있어서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 아래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했다.
앞서 하니는 지난 9월 11일 뉴진스 멤버들과 함께 한 유튜브 방송에서 하이브 산하의 다른 아이돌 그룹 매니저에게서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속사인 하이브 산하 어도어 대표에게 대응을 요청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같은 팀 멤버 민지도 "하니 이야기를 듣고 충격받았다. 은근히 따돌림받지 않을지 당연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다음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뉴진스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어제 폭로 영상을 보고 울분을 토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신문고로 근로기준법 '전속 수사권'을 가진 노동부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실제 노동부에 직장내괴롭힘 민원이 제기됐다.
하니 직장내괴롭힘 민원은 노동부의 처분에 따라 종결됐지만, 아이돌이나 연예인의 노동자성 인정 관련 법제도 개선을 위한 후속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9월 13일 보도자료에서 "아이돌이 전속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이들을 노동관계법령 사각지대에 계속 남겨두는 것이 적절할지는 의문"이라며 "회사와 아티스트가 실제 '동등'한 관계가 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 회사는 상당 기간 우월한 지위를 유지하며 아이돌에게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러한 지배력은 오히려 일반적인 고용관계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0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하니를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불러 직장내괴롭힘 의혹에 대한 질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하니는 "아티스트 분들이랑 연습생들의 계약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다르지 않은 점은 저희 다 인간이다. 그런데 그걸 놓치시는 분들이 되게 많이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 한 번 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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