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쑥쑥·가격은 그대로···유통업계, 균일가 전략 강화

물가는 쑥쑥·가격은 그대로···유통업계, 균일가 전략 강화

한스경제 2024-11-20 11:00:00 신고

홈플러스 PB 심플러스의 스카겐 바스켓 /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PB 심플러스의 스카겐 바스켓 / 홈플러스 제공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유통업계가 가성비 균일가 제품을 확대한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한 짠물소비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9(2020년=100)로 지난해 동기보다 1.3% 올랐다. 이 중 채소류와 외식을 포함한 개인 서비스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6%, 2.9%로 상승폭이 높았다.

높아진 물가에 소비자들은 균일가 가성비 상품을 찾는 추세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9.4% 증가한 2617억 원을 기록했다. 다이소는 500원부터 5000원까지 총 6가지 균일가 정책을 시행 중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PB ‘심플러스’의 생활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심플러스 비식품 제품을 1000원, 2000원, 3,000원, 4,000원, 5000원, 7900원, 1만 1900원, 1만 9800원, 1만 9900원 등 총 9가지 균일가로 판매 중이다. 생활용품은 물론 주방용품, 자동차용품, 문구 등이 포함된다. 이 중 1000원 가격대인 스카겐 바스켓과 샤워용품·청소솔 매출은 지난 17일 기준 각각 80%, 71%로 급증했다. 이런 저렴한 생활용품 수요에 홈플러스는 1년 내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EDLP제품으로 디퓨저를 출시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실속형 상품들을 선보여 고객들의 부담을 낮추는 품목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균일가 간편식 제품 브랜드를 연내 전 지점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제타플렉스 잠실, 제타플렉스 서울, 월드타워점 등 총 4개 점포에 ‘요리하다 월드뷔페’를 론칭했다. 현재 운영 점포는 총 52개 점포로 확대됐다. ‘요리하다 월드뷔페’ 브랜드는 양식 중식, 일식 등 60여 개 상품을 3990원과 4990원 균일가로 공개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는 직장인들에게 인기로 월드타워점의 ‘요리하다 월드뷔페’ 전체 델리코너 매출은 지난 7월부터 11월 15일까지 전년 대비 매출 10%가량이 상승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의 균일가 푸드 시리즈 '굿투어' / 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의 균일가 푸드 시리즈 '굿투어' /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도 균일가 제품을 활발히 출시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일 39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굿 투어’ 푸드 시리즈를 새롭게 발매했다. 이 시리즈는 총 7종류로 일식 메뉴, 중식 메뉴 등 다양한 외국 음식을 선보인다는 컨셉이다. '굿 투어' 시리즈 출시 후 지난 11일부터 17일 세븐일레븐 매출은 출시 주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에 비해 10% 상승했다. 세븐일레븐은 해당 시리즈 제품을 지속적으로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니 마트 등에서도 저렴한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며 “최대한 제품 가격대를 3000원 이상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 균일가 제품은 식재료까지도 확대됐다. CU는 지난달 말 양파, 마늘, 대파 등 채소 총 9종을 990원 균일가 시리즈에 추가했다. 업계 평균가 대비 30% 저렴한 수치로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40만 개를 달성했다. 앞서 CU가 990원 시리즈로 공개한 우유 2종은 두 달 만에 누적 150만 개, 스낵은 누적 140만 개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부터 3900원 균일가로 판매를 시작한 컵밥 시리즈는 누적 70만 개가 판매됐다.

아이스크림 제품도 있다. GS25는 지난 8월 ‘리얼프라이스 500’ 아이스크림 제품을 망고, 멜론 등 총 3종류로 출시했다. 해당 아이스크림은 누적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균일가 생활용품, 간편식뿐만 아니라 와인 제품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이랜드킴스클럽은 지난 10월 ‘모두의 와인 플러스’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 시리즈는 현지 와이너리에서 직소싱으로 들여온 와인을 9900원 균일가에 판매한다. 시리즈 제품 총 4품목 중 ‘컨피덴셜 리제르바’는 전점 출시 후 1차로 입고된 물량이 일주일 만에 소진되고 한 달 만에 단일 품목으로 4000병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런 인기에 이랜드킴스클럽은 오는 20일 시리즈 2탄으로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 2종을 추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되며 고객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져 같은 품질이면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추세다”라며 “저렴한 균일가 가격대는 마케팅 포인트도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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