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가 기흥캠퍼스 내 반도체 연구개발(R&D) 복합단지 내 설비 반입식 행사를 최근 진행했지만 들여온 설비에 대해선 일체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최첨단 반도체 장비는 회사의 미래 반도체 전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영업기밀로 외부에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해당 설비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 장비나 2나노 양산을 위한 파운드리(위탁생산) 장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흥 반도체 설비 반입식, 설비는 '비공개'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흥캠퍼스에 대규모 복합 반도체 R&D단지인 '뉴 리서치&디벨롭먼트-케이(NRD-K)'를 조성하고 2030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흥 NRD-K 설비 반입식이 열린 18일 행사의 주인공은 R&D단지에 들여오는 설비였지만 어떤 종류의 반도체 공정 설비인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저희 전략과 관련돼 있어 말씀드리지 못한다"라는 입장이다.
대신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 겸 부회장을 비롯해 비롯해 사장단들과 각 사업부 임원진들이 차지했다.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겸 사장,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윤태양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부사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외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 LSI사업부장도 설비 반입식에 참석했다.
반도체 업계 "새 공정 장비 철저히 감춘다"
반도체 회사가 특정 설비를 들여오면서 설비 이름 공개를 꺼리는 건 비단 삼성전자뿐만은 아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쥐고 있는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는 각 사의 경쟁력과도 연관된 부분으로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라서 새로 들여오는 공정장비에 대해선 철저히 감추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 역시 같은 입장이다. 이 교수는 "새 장비를 들여온다는 건 차세대 반도체와 관련된 거라 이왕이면 노출 안하는 게 낫다"라며 "사전에 경쟁사에 정보가 들어갈 가능성을 막기 위해 계약 시 장비업체에게도 비밀로 해달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흥 NRD-K 설비 반입식에 들여온 설비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 대신 앞으로 들여올 설비에 대해선 공개했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도 EUV 노광설비나 신물질 증착 설비 등이다. 최첨단 웨이퍼 본딩 인프라 등도 도입해 기흥 NRD-K를 최첨단 반도체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강조하는데 할애했다.
HBM 또는 2나노 공정과 연관된 장비 일듯
이번 기흥캠퍼스는 R&D단지로 설립되지만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생산 단계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 연구개발에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첨단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행보로 볼 때 HBM 공정 장비나 2나노 양산을 위한 장비가 들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3E 제품 품질 테스트에서 수율 문제로 납품이 수개월째 지연되고 있어 경쟁력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2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은 최근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핵심 공정으로 공정 경쟁력 확보에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잔비 반입 가능성이 높다.
당일 반입식에 참석했던 반도체 소재·부품·설비 회사도 눈길이 간다. 이날 반입식에는 듀폰, 세메스, 머크, ASML, AMAT, TEL, KLA ,LAM ,원익IPS, 동진쎄미켐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이중 원익IPS, 동진쎄미켐, ASML은 지난 2021년 1월 삼성전자가 평택 2공장에서 파운드리 설비 반입식을 진행할 때도 협력사로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당시 평택을 직접 찾아 설비 반입식에 관심을 보이고 반도체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지만 올해 열린 기흥 사업장 설비 반입식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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