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휴대전화에 TV 수신 기능을 추가해 수신료 징수와 범위를 늘리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임 박민 사장은 이 수신료 분리 징수를 추진해 현재 KBS 수신료는 별도 지로료 청구되는데, 이로 인해 수신료 수입이 대폭 줄었다. '자폭 정책'이라는 말까지 나온 상황에서 신임 KBS 사장 후보가 휴대전화로 KBS를 보는 사람들에게 수신료를 걷어들이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박장범 후보자는 지난 10월 KBS 이사회의 면접에서 "전 국민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에 TV를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려고 한다. 재난방송과도 관련되어 있는 사안"이라며 "그렇게 되면 KBS가 수신료 징수와 범위를 대폭 늘리는 데 상당히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 계획대로라면 삼성, 애플 등이 TV 수신 기능을 제조 과정에서 탑재해야 한다.
18일 열린 KBS 사장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KBS가 (휴대전화 TV 수신 기능을) 넣고 싶으면 넣어지나"라며 "제조사하고 한 번이라도 얘기해본 적 있나"라고 질문하자 박 후보자는 "저는 아니지만 과거에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방송법을 개정해야 하나, 시행령만 정부와 비밀리에 얘기하면 되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방송법 제64조는 'TV수상기 소지자'가 KBS에 수상기를 등록한 경우만 수신료 납부 대상으로 하고 있어 휴대전화에 수신기를 설치하려면 방송법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이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정확하게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박 후보자가 "BBC도 태블릿 같은 데에다가 TV수신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하자, 최 위원장은 "그럼 영국에 가서 BBC 사장 하시라"고 질타했다.
이같은 박 후보자의 구상에 대해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한 가정에 4명의 식구가 있으면 수신료를 (휴대전화) 1대마다 내는데, 휴대폰이 4명이면 4개 있는데 그럼 사람들이 수신료를 4배를 내느냐? 정신 나간 소리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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