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염재인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마지막 관문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최종 승인이 가시화하면서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다. 2020년 11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이후 4년 만이다. 글로벌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향후 '규모의 경제'를 무기 삼아 경쟁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의 최종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히고 다음 해인 2021년 1월 14일 14개국에 기업 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EC가 승인을 내릴 경우 미국 법무부(DOJ)의 판단만 남는다. 미국의 경우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따로 없다. 미국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는 DOJ의 반독점 소송 제기 여부를 두고 판단한다. EU 집행위의 최종 승인 결정 이후 DOJ가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사실상 합병은 마무리된다. 기업결합을 위한 14개 필수 신고국 승인을 모두 얻게 되는 것이다.
EC의 최종 승인 이후 미국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승인으로 간주되면 해외 각국 기업결합 심사가 종료돼 본격적인 합병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EC가 요구한 여객·화물의 거래종결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과정을 이행하고 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된 후 EC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EC의 진행 경과를 함께 살피고 있고, EC 최종 심사 승인 후 함께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EC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유럽 중복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등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유럽 4개 주요 도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는 에어인천에 매각하면서 이행 조건을 충족했다.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한 조건을 발 빠르게 충족한 만큼 합병이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럽연합은 조건부 승인을 한 부분이어서 화물 매각 등을 순조롭게 잘 추진했다"며 "이제 미국 법무부만 통과되면 3년 넘게 끌어왔던 양사 합병은 종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20일 전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2년간 '1사 2브랜드'로 운영해 통합 작업에 나선다.
회사 관계자는 "공시한 바와 같이 오는 12월 20일 이전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조속히 기업결합 승인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이뤄지면 '통합 대한항공'은 항공기 240대, 국제 여객 점유율 34%로 글로벌 10위권 항공사 '메가 캐리어'로 도약하게 된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덩치를 키우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합병이 글로벌 항공사 도약에 발판이 될 전망이다.
황 교수는 "최근 트렌드가 이 같은 메가 캐리어들의 '1 국가 1 국적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항공사들도 규모와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10위권에 이어 향후 계속 규모를 키워나간다면 글로벌 탑5, 탑3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합병 이후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물리적 결합 이후 인력 재배치, 아시아나항공 구성원과 화합 등 화학적 결합이 남아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통상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항공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통합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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