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에서 주인공 '정수(하정우)'는 자동차 영업대리점 과장으로, 큰 계약 건을 앞두고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힌다. 정수는 어둠과 잔해 속에서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사고 대책반이 꾸려지면서 관객들은 정수가 신속하게 구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꽉 막혀버린 터널에 진입하기 위해 구조 작업을 진행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다. 또 터널 설계 도면과 실제 터널의 상태도 달랐기 때문에 오랜 시일이 걸려 시추작업을 했으나, 정수가 갇힌 위치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영화 터널에선 정수가 강아지 탱이와 용케 잘 버텨냈다.
무너진 현장의 잔해물 더미를 비집고 수색할 수 있었던 기술이 있었다면 영화 속 정수가 35일이라는 시간 동안 터널에 갇혀 있지 않았어도 될 것이다. 이러한 상상이 최근 현실이 되고 있다. 스위스 연구진은 뱀처럼 좁은 틈을 비집고 뻗어나가는 수색 로봇을 개발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출신팀이 설립한 로보아(Roboa)는 뱀 모양의 로봇으로,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 재해 피해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로보아의 몸은 가압된 공기로 채워지며 늘어난다.
수색로봇의 이동은 원격으로 제어되며, 머리 부분에 달린 카메라로 구조대에게 실시간 영상을 제공한다. 기존 프로토타입의 경우 10m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무너진 건물에서 테스트했을 때 잔해물에 깔린 피해자를 성공적으로 찾아냈다고 한다.
연구팀은 스위스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테스트를 지속했고, 현재 로보아 로봇은 100m까지 확장될 수 있다. 로보아 로봇에는 스피커와 마이크도 장착돼 있다. 로봇이 피해자에 도달했을 시 구조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급 라인을 연결해 필요한 곳으로 물, 음식, 약품 등도 운반할 수 있다.
예컨대 영화 '터널' 속 붕괴현장에서 로보아 로봇이 사용됐다면 정수는 라디오 방송과 휴대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또 물이나 비상식량을 아껴서 먹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로보아 로봇은 수색 및 구조 외에도 검사 임무나 환경 모니터링, 매핑 등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불꽃이 폭발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을 개발한 연구진은 로봇을 출시하기 위해 '로보아'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로보아 측은 "현재 출시가 임박했으며, 검사 및 수색 구조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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