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첫승을 신고했다.
19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6차전을 치른 인도네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인도네시아는 승점 6점으로 승점이 같은 사우디와 중국을 각각 다득점과 골득실 차이로 밀어내고 조 3위로 올라섰다. 사우디는 조 4위가 됐다.
이 경기 전까지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무승부를 연달아 3번 기록한 뒤 2연패를 당했다. 바레인과 경기처럼 석연찮은 판정에 눈물을 흘린 적도 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중국에 1-2로 패하는 등 아쉬운 모습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사우디전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여론은 좋지 않았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진출로 대표되는 인도네시아 축구 성장에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탓이었다. 심지어 감독 교체에 대한 여론까지 나올 정도였는데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지 않을 것이라며 사우디전 이후 감독 해임은 없을 거라 에둘러 말했다. 관련해 신 감독도 “사우디를 이기고 싶지만 현실을 냉정히 들여다봐야 한다. 사우디도 하루아침에 강팀이 되지 않고 차근차근 올라왔다. 미디어와 팬들이 우리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고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다”라며 여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경기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해법은 역습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적은 수로 효율적인 역습을 전개해 사우디를 무너뜨렸다. 전반 31분 수비진영에서 길게 걷어낸 공을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갖고 올라오며 역습이 시작됐고, 라그나르 오랏망운의 컷백을 이어받은 페르디난이 타이밍을 뺏는 절묘한 슈팅으로 오른쪽 상단에 공을 꽂아넣으며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11분에도 수비 진영에서 길게 내준 공을 페르디난이 오른쪽으로 빼주면서 빠른 역습이 전개됐고, 오랏망운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 사이로 어렵게 빼낸 공을 페르디난이 슈팅한 게 수비와 페르디난을 연달아 맞고 1대1 기회가 됐다. 페르디난은 골키퍼가 나오는 걸 보고 침착하게 칩샷으로 골키퍼를 넘기며 추가골을 완성시켰다.
이 경기 승리로 인도네시아는 조 4위 사우디와 승점 6점, 골득실 -3으로 동률을 이뤘는데 그간 6골을 넣어 3골에 그친 사우디를 누르고 3위로 올라섰다. 중국도 승점 6점이었는데 일본에만 2경기 10골을 내주는 처참한 수비 속에 골득실이 -10이 돼 5위로 밀려났다.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본선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는 4위 내에 진입하며 사상 최초 ‘예선을 거친’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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