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한동훈, 사태 해결 의지 없어…지금이라도 내년 신입생 모집 중지해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에 출연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것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라며 지난 8월 한 대표와의 비공개 만남 당시 한 대표가 '의료계는 아이 돈트 케어, 그리고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어'라는 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내년도 의대 신입생도 수업을 듣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파국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금이라도 신입생 모집 정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내 소통 이어가기 위해 비대위 참여”  

박 위원장은 이번 의협 비대위 참여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드리면 지난 2월부터 4월에도 의협 비대위 체제가 운영이 됐었고 당시에도 제가 비대위원으로 들어가서 실제로 회의도 참석을 했었다”라며 “엄밀하게 따지면 의협 회장, 임현택 전 회장의 문제점들이 있어서 소통하는 게 무리가 있었는데 이제 의협 내에서도 이런저런 소통을 이어가려고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다수 들어갔는데 이제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책의 방향을  주도하냐는 질의에 “꼭 그렇다기보다는 일단 우선 의료계 내에서 지금까지 여러 가지 직역들이 있었는데 내부적인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라며 “이번 박형욱 교수님을 중심으로 의협 비대위 체제 안에서 교수, 학생, 개원의, 그다음에 전공의들까지 의료계에 대해서 소통을 먼저 해보자라는 취지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의협 지도부에 전공의와 의대생도 들어간 것은 최소한 의협이 방향을 결정하면 전체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봐도 되냐는 질의에 박 위원장은 “일단 비대위가 출범은 했지만 회의를 시작한 건 아니라서 회의를 통해 각자의 생각이 어떤 건지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어쨌든 무언가가 나온다면 단일화된 이야기라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추가 질의에 “안에서 어떻게 정리가 될지에 따라서 다른데 결국은 학생들의 의견은 이러한 거고 전공의들의 생각은 이러한 거다, 그런 것들에 대한 변함은 없다”라며 “다만 들어가서 저희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교수나 의협이나 개원의 선생님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소통하는 자리라고 생각해 주시는 게 맞을 것 같다”라고 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무용…한동훈 의지 없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한국노총-국민의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1.19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의협의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 여부에 대해 “의협 비대위의 입장은 추후에 논의 후 박형욱 교수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라고 생각은 하지만 저는 이전에 SNS에도 올렸지만 여야의정 협의체가 되게 무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동훈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태인데 누가 추진을 하느냐에 따라서 이 협의체의 방향은 꽤 많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한 대표는 이거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8월 20일 한 대표를 비공개로 만났었는데 당시에 한 대표가 '의료계는 아이 돈 케어. 그리고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어'라고 표현을 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은 상관없고 관심이 없다는 뜻인데 저희가 느끼기에는 의대 증원 정책 자체가 총선의 공약 중에 하나가 아니었는지 생각을 했다”라며 “당시에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분이었고 실제로 당대표가 되셨던 분이 이런 의료 사태가 일어난 지 반년이 지난 그 시점에 그런 식으로 발언을 해서 사실 당시에도 꽤 충격적이었다”라고 했다.

‘의료계는 아이 돈 케어고 정부 입장은 잘 모르겠다’라는 한 대표의 발언이 무슨 맥락 속에서 나온 이야기냐는 질의에 박 위원장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라며 “제가 느끼기에는 ‘이분은 지금 본인의 문제와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여당 대표이기 때문에 이 사태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감을 가지고 당대표에 출마했을 거라고, 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라며 “그런 분이 지금 여야의정 협의체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차 회의에도 본인이 직접 나오지 않은 걸로 봐서는 결국은 정부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일 것 같은데 과연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 수반 돼야” 

그는 어떤 부분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해결해야 테이블에 앉을 수 있냐는 질의에 “일단 테이블을 앉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정부가 지금 사실상의 정책 실패의 상황”이라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뿐만 아니라 공급자인 의료계도 설득을 했었어야 했는데 이 설득에 실패한 것”이라며 “그러면 이거에 대해 반성을 하고 책임감을 느끼고 그다음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2월의 상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반성이 수반돼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박 신임 비대위원장의 요구사항이 (정부의) 반성과 사과, 책임자 문책과 2025년 의대 증원에 대한 재논의가 맞냐는 질의에 “일단은 박 교수님의 의견인 거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교수님께 직접 여쭤보시는 게 맞을 것 같다”라면서도 “정책에 대한 반성이 있다면 사과는 당연하게 수반돼야 되고 테이블에 대한 전제조건으로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라고 전했다.

“내년 휴학 이어지면 학생 1만 명 넘어”

불 꺼진 의대 강의실 [사진=연합뉴스]

의대 증원 백지화 문제에 대해 정부에서는 2025년도는 받아들이고 그다음 해 부터 논의해 볼 만하다는 입장인 것에 대해 박 위원장은 “지금 11월이 된 시점에서는 2025학년도도 모집 정지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고민을 정부가 해야 한다”라며 “당장 내년 3월이 되면 지금 학생들은 내년에도 지금 휴학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태고 거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된 걸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올해 들어왔던 24학번 신입생들과 내년에 들어올 4500명이 될지 3000명이 될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학생들이 3000명 원래 정원이 아니라 1000명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이 인원들을 정상적으로 교육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내년에 또 쉬게 되면 한 학년이 1만 명이 넘어가냐는 질의에 박 위원장은 “그렇다. 그 이후에 2026학년이 되면 1만 명이 넘어갈 수도 있다”라며 “지금도 1000명만 늘어나도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가능하다고 호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는 정말로 모집을 해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뽑으면 그만이고 그 뒤엔 대학이 알아서 해라라는 듯 한 입장인 것 같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좀 더 추가적인 대책들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면 모집 정지를 이제는 고민해야 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2025년도 모집 정지가 그나마 최선의 수” 

이미 대학 입시가 시작이 됐는데 지금 와서 제로로 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박 위원장은 “어쨌든 상황을 이렇게 장기화하면서 어딘가에 피해는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제가 봤을 때는 앞으로의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서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지금은 모집 정지가 그나마 가장 최선의 수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수시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지금이라도 백지화하라는 의견이냐는 지적에 “그렇다”라며 신임 비대위원장 생각으로는 그게 대화 테이블에 나가는 전제조건 이냐는 질의에는 “박 교수님의 생각까지는 제가 아직 여쭤보지 않았고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부가 검토해야 될 안 중에 하나”라고 했다.

도쿄대 사례를 예로 언급한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때 당시에도 제가 알기로는 의대뿐만 아니라 다른 과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했었고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판단 하에 학교 측에서 그다음 해 모집을 정지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도쿄대 사례대로라면 2025학년도는 선발하고 그다음 해를 뽑지 않는 것이냐는 질의에 “아니다. 2025학년도를 정지해야 한다”라며 “왜냐하면 올해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학생들을 내년도에도 정상적으로 수업하기 힘들다고 판단을 했던 것 같고 제 생각도 비슷다”라고 했다.

“현재 사태 수습, 길면 10년 걸릴 수도” 

의대생 수가 2배가 돼 교육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 피해는 국민들한테 가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겪는 피해보다 더 크냐는 질의에 “그렇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전공의들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3월이 됐을 때 실제로 이미 입대를 한 친구들이 벌써 1000명이 넘어가고 있고 전공의들도 3000~4000명 정도가 군의관 혹은 공중보건의사로 가야 된다”라고 했다.

이어 “이 상황이 점점 더 비가역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거고 이 사태를 어떻게든 다시 풀어내려면 1~2년 갖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한 10년 정도가 걸릴 수도 있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전했다.

“신입생들도 결국 휴학 동참할 것” 

박 위원장은 올해 수험생들도 결국 피해인데 그걸 감수해야 하냐는 질의에 “그 친구들이 만약에 모집이 돼 입학을 한다고 하더라도 수업을 듣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라며 “2학년, 3학년, 4학년 선배들이 다 수업을 안 듣고 있는데 1학년 신입생이 들어가서 ‘나는 어쨌든 간에 윤석열 정부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니 수업을 듣겠다’라는게 과연 가능할지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그 친구들이 수업을 듣는다고 해도 2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가 수업을 듣지 않으면 결국 똑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의사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발 접고 그다음 해부터 다시 논의해 보자고 할 수는 없냐는 질의에 그는 “이 상황이 결국은 결자해지”라며 “정부가 이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였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을 때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도 정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잘못은 정부가 했으니 우리는 아무것도 접을 생각이 없다’라고 나가면 환자들이 입을 피해에 대한 고민은 안 하냐는 지적에 “일단은 모르겠다. 의협 비대위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는 논의를 해봐야 될 문제”라면서도 “저희가 단순히 1년, 2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40년, 50년 대한민국 의료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야 할지 국민들한테 더 좋은 혜택들이 지속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전공의들도, 학생들도 다 이 사태가 잘 해결되길 바라는 거지 나쁘게 돌아가는 거에 대해서 반기는 사람은 없다”라며 “다만 이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고 정부가 지금의 정책 실패에 대해서 조금 더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의대 정원 말고 반성과 사과와 책임자 문책만 해결되면 여지가 열린다고 볼 수 있냐는 질의에 “어떤 거에 대한 조건을 걸고 무언가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언급한 바는 없다”라며 “저희의 요구하는 그대로 변함이 없는 상태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의대생들의 휴학 장기화로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 박 위원은 “학생들도 어쨌든 본인들 스스로 논의를 하고 결정을 한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학생들한테 1년, 2년 휴학하는 게 통계적으로도 흔한 일이고 1년, 2년, 3년 이렇게 휴학하는 일들이 과연 인생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는 일인가”라고 했다.

그는 “차라리 이 상황을 통해서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전했다.

“내년되면 정말 파국” 

10월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대로라면 내년 의료계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의에 “내년이 되면 정말 다 망하는 게 아닐까. 진짜 파국”이라며 “내년에 학생들, 전공의들, 특히나 군 문제 때문에 입영을 하면 이 사태를 해결하고 싶어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수험생들 합격 발표하면 끝난다’라고 판단할 게 아니라 진짜로 안 돌아왔을 경우에 대비해 고민을 전향적으로 해야 될 상황”이라며 “내년까지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이거에 대한 기대가 많이 떨어질 것 같고 다시 대학병원에서 일을 해야 될 의지가 거의 사라질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