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학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7%가 의료 개혁을 위한 의대 증원에 찬성하고 74%가 증원 규모로 일단 2000명 미만을 증원하고 단계적으로 정원을 늘리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경제학회가 국내 경제학자 94명을 대상으로 의료개혁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38명)의 97.4%는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73.7%(28명)는 의대 증원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교육현장 상황을 고려해 2000명 미만으로 '단계적 증원' 방식을 제안했다.
또 응답자의 23.7%(9명)는 의사 배출까지 6~10년 걸리는 점을 고려해 정부가 최초로 제안한 2000명 수준의 증원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증원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자는 1명(2.6%)뿐이었다.
김현철 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의료계는 의대생 수가 한꺼번에 지나치게 늘어나니 의학교육과 추후 의료의 질을 걱정한다"며 "2025년 입시에서 1500명 증원은 과한 측면이 있고 이보다는 500∼1000명 사이로 꾸준하게 늘리는 것이 더 나은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필수 의료 공백과 지역 간 의료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의대 증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응답자의 84%는 '의대 증원과 함께 진료과목 및 지역 간 수가 조정 등 경제적 유인 체계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내년도 정원을 변경하는 것에는 73.7%가 반대했다. 응답자의 절반(50%)은 '2026학년도 정원부터 재협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제도개선과 함께 당초 정부 계획안대로 추진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은 24%, 내년 의대 증원 계획을 중단하고 의대 정원 문제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26%였다.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입시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의대 증원을 중단하면) 초래되는 혼란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의정 갈등을 두고 "한 마디로 의사들의 지대추구"라며 "대한민국 지식인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고,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의사들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의료서비스 질 저하가 아니라 과점 약화"라고 꼬집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