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브라힘 디아스가 국가대표팀을 변경하고 제대로 날개를 펼쳤다.
19일(한국시간) 모로코 우지다의 스타드 도너에서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B조 6차전을 치른 모로코가 레소토에 7-0 대승을 거뒀다. 모로코는 6전 전승으로 승점 18점을 쓸어담으며 조 1위로 여유롭게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 올랐다.
모로코의 낙승이 예상됐다. 비록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16강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룩할 정도로 아프리카 내에서 손꼽히는 강팀이기 때문이었다. 반면 상대는 레소토로 축구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적이 없는 국가였다.
예상대로 모로코가 크게 승리했고 그 중심에는 해트트릭에 성공한 디아스가 있었다. 디아스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페널티박스 안에서 아제딘 우나히의 패스를 받아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전반 15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뚫어내고 골망을 흔들었다.
수피안 라히미의 추가골을 더해 3-0으로 앞서던 전반 42분에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공이 골라인 부근까지 떨어져 각도가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골키퍼와 골대 사이 공간을 정확히 노려 추가골을 넣었다. 최종적으로 모로코는 전반에만 5-0, 합계 7-0 대승을 거뒀다.
디아스는 원래 스페인 국가대표팀이었다.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을 차근차근 거쳤고, 2021년 6월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A대표팀이 전원 자가격리를 하게 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행운도 누렸다. 당시 U21 대표팀이었던 디아스는 리투아니아와 경기에서 득점까지 기록하며 4-0 대승을 이끌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정식으로 A대표팀에 차출됐지만 경기를 뛰지는 못했다.
이후 디아스는 스페인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디아스가 주로 뛰는 2선에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물러나고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이 부임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친선경기만 한 차례 소화했기 때문에 모로코 국적도 있던 디아스는 국가대표팀을 옮길 수 있었고, 모로코축구협회도 이를 활용해 디아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다. 때마침 월드컵 성과까지 났기 때문에 디아스는 고심 끝에 모로코 대표팀으로 향했다.
모로코에서는 그야말로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3월 A매치를 통해 모로코에 데뷔한 뒤 6월 A매치 2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했고, 9월 A매치와 11월 A매치에서는 득점을 기록했다. 10월 A매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차출되지 않았기에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셈이다. 심지어 11월 A매치에는 가봉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은 데 이어 레소토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물오른 득점 감각을 과시했다. 용의 꼬리가 되는 길을 마다하고 뱀의 머리가 되는 걸 택한 디아스는 현재까지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사진= 모로코축구협회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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