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실험실서 연구원 3명 질식사(상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진=뉴스웨이DB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현재 파악 중인 가운데 밀폐된 공간에서 차의 주행 성능을 시험하다가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연구 공간 안에 있던 근로자들이 질식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일 경찰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5분께 울산 양정동 현대차 울산 4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복합환경 실험실에서 자동차 주행 성능 실험(시운전)을 진행하던 현대차 정규직 연구원 2명과 하청업체 근로자 1명이 숨졌다. 이들은 각각 40대, 30대, 20대 근로자로 사망 원인은 질식사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복합환경 시운전 도중에는 냉대·한대 기후의 주행 여건 속에서도 차가 정상적으로 구동되는지를 시험하기 위해 다량의 냉매를 밀폐된 공간에 투입한다. 이번 사고는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실험실 내부에 기화된 질소가 잔존했고 근로자들이 이 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날 오후 12시 50분부터 주행 실험을 진행했으나 오후 3시가 되도록 근로자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다른 근로자들이 이들을 찾아 나섰고 실험실에서 쓰러진 이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응급 조치 후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현대차 울산 4공장은 대형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상용차인 스타리아, 포터, ST1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이번 사고는 소형 상용 전기차 성능을 실험하던 중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담당 인력을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보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 처벌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중대재해 처벌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사업주나 안전책임자 등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현대차 측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고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며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