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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학회가 19일 국내 경제학자 94명을 대상으로 ‘의료개혁’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38명 중 대다수가 의대증원에 동의했다. 과반인 74%는 의대증원의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교육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 일단 2000명 미만을 증원하고 단계적으로 정원을 늘리자는 의견을, 24%는 정부가 추진하는 2000명 수준의 증원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의대 증원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3%에 불과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의사집단과의 대화는 필요하다”면서도 “궁극적으로 그 결정은 정부의 몫이므로 2000명 증원안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는 “의료계는 의대생 수가 한꺼번에 지나치게 늘어나니 의학교육과 추후 의료의 질을 걱정한다”며 “그렇기에 2025년 입시에서 1500명 증원은 과한 측면이 있다. 이보다는 500~1000명 사이로 꾸준하게 늘리는 것이 더 나은 접근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의대 증원 여부와 규모 결정 방식과 관련해선 ‘의료계와 협의를 거치되 의사 수 결정은 정부의 몫’(46%)이라는 의견과 ‘의료계·비의료계 전문가·정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51%)는 의견으로 갈렸다.
응답에 참여한 경제학자 중 과반(50%)은 내년 의대 증원을 정부안대로 추진하고 2026년도 정원부터 재협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제도개선과 함께 원래 정부 계획대로 추진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은 24%, 내년 의대 증원 계획을 중단하고, 제도개선을 포함해 의대 정원 문제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26%가 냈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의료계는 ‘의료 서비스 질 저하’ 같은 이유로 의대정원 증가를 반대하지만, 이는 사실 보건당국이 염려 및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라며 “사실상 피해 당사자가 아닌 의료계가 보건당국의 책임영역을 대신 걱정해주는 식의 대화 방식은 솔직하지 않은 비효율적인 협상을 초래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응답자 과반(84%)은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간 의료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선 의대 증원과 함께 진료과목 간, 지역 간 수가 조정 등 경제적 유인 체계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응답자 중 76%는 의료비관리, 지출효율화, 진료비지불제도 및 보험료부과체계 개편 등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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