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로드리고 벤탄쿠르 징계로 인해 토트넘 훗스퍼는 어려움에 빠질 예정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벤탄쿠르 인종차별 징계를 분석했다. 시작점부터 토트넘에 미칠 영향까지 자세히 분석했다. 시작은 다음과 같다. 벤탄쿠르는 지난 여름에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에스타’에 출연했다. MC와 대화를 하던 도중 “유니폼에 사인을 받아달라”는 질문에 “손흥민과 손흥민 사촌 다 비슷하게 생겼다. 걔네는 다 똑같이 생겼다”고 답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이후 벤탄쿠르는 공개 사과만 2번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사과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잘못을 시인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 “모든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속죄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처벌의 문제보다는 관용적 관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실수를 한 사람들한테 그런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관대한 모습을 보여 가해자 벤탄쿠르를 두둔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손흥민은 대인배 면모를 드러냈다. “난 벤탄쿠르를 사랑한다. 좋은 추억이 많다. 그 발언 이후 곧바로 사과를 받았다. 난 휴가 중이어서 무슨 일이 벌어진지 몰랐지만 그는 긴 문자를 보냈다. 훈련장에 돌아왔을 때 정말 미안해 했고 공개적으로, 개인적으로 사과를 하며 울기도 하더라. 진심으로 미안한 모습이었다”고 수습했다.
벤탄쿠르 징계는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벤탄쿠르 사례와 비슷한 발언을 한 에딘손 카바니는 2020년 3경기 출전 정지, 베르나르두 실바는 1경기 출전 정지, 안드레 그레이는 4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벌금은 상이했으나 처벌 이유는 같았다. SNS에 차별적인 발언을 했고 그게 기소가 돼 유죄로 인정됐다.
벤탄쿠르는 징계를 피하기 위해 자신이 한 발언을 부정했다. 손흥민도 수습을 하기 위해 “벤탄쿠르가 미안하다고 하며 울었다”고 말하기까지 했는데 위원회에 추한 변명을 내놓았다. 영국 ‘타임즈’는 “벤탄쿠르는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은 당시 MC의 말을 비꼬는 반어적 표현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MC가 손흥민을 한국인으로 일반화해서 지칭한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농담을 섞어서 기자를 가볍게 꾸짖었다고 했다. 점잖게 꾸짖었다고 했는데 두 번의 사과를 한 게 무색하게 만드는 변명이었다. 또한 이후 했던 사과는 일부분이 편집되어 보도한 것에 대한 사과라고 했다”고 벤탄쿠르가 한 변명을 밝혔다.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위원회는 “증거와 모순되는 벤탄쿠르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증거와 주장, 변명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벤탄쿠르 발언은 모욕적이고 부적절했다. 벤탄쿠르가 2번의 사과를 하고 토트넘, 손흥민 입장을 모두 고려하면 벤탄쿠르 본인도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한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또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유명 MC와 같이 집에서 4시간 이상 촬영을 했는데 영상이 공개돼 관심을 많이 받을 거라는 걸 몰랐을 리 없다. 벤탄쿠르는 유명 선수이므로 사전에 자신의 발언이 퍼질 거라는 예측했을 텐데 부정했다. 동종 전과가 없고 상대를 직접 모욕할 의도는 없었으며 뉘우치는 모습을 보인 점 등 감경 요소는 충분하나 갑작스럽게 사과를 뒤집고 긍정적 의미를 본인이 해치는 건 좋지 못하다”고 평하며 징계 결정 이유를 자세하게 언급했다.
결국 벤탄쿠르는 7경기 동안 나서지 못하게 됐다. 토트넘은 현재까지 어떤 성명서도 내놓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벤탄쿠르 인종차별 발언이 한창 논란이 됐을 때 “벤탄쿠르의 인터뷰 영상과 선수의 공개 사과 이후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성, 평등, 포용이라는 목표에 따라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한 추가 교육이 포함된다. 우리는 주장 손흥민이 이번 사건에 대해 선을 긋고, 팀이 다가오는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다양한 글로벌 팬층과 선수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종료의 차별도 우리 구단, 우리 경기, 더 넓은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다”라고 하며 뒤늦은 보호에 나선 바 있다.
한편 벤탄쿠르는 잦은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회복 후 출전시간을 늘려갔고 이번 시즌 이브 비수마와 경쟁을 하면서 토트넘 3선을 책임졌다. 맨체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에 승리를 했을 때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토트넘이 치른 17경기 중 10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제 벤탄쿠르를 쓸 수 없다. 벤탄쿠르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시작으로 풀럼(홈), 본머스(원정), 첼시(홈), 사우샘프턴(원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홈), 리버풀(홈)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토트넘은 현재 부상자가 많고 빡빡한 일정을 치르면서 체력 문제도 있다. 벤탄쿠르가 어이없게 빠진 건 타격이다.
‘디 애슬래틱’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수마에게 의존을 할 것이다. 아치 그레이를 기용할 수도 있다. 벤탄쿠르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선 나설 것이다”고 향후 토트넘의 운영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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