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빚 1천914조 ‘역대 최대’···한은 “수도권 중심 주택거래 증가 영향”

▲ 김민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분위기로 올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이 급증세를 나타낸 가운데, 전체 가계 빚이 또 한번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말 대비 18조원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과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 까지 합산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앞서 국내 가계신용은 긴축 통화정책 상황에서도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이후 올해 1분기 3조1000억원 감소했으나, 곧 증가세로 돌아서며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전 분기말 대비 16조원 증가한 1795조8000억원으로,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잔액은 1112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1092조7000억원을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이날 설명회를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증가하며 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의 경우 3조4000억원 감소하며 열두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대출 창구별로 살펴보면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석 달 사이 22조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주담대가 22조2000억원, 기타 대출은 5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상호금융과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는 9000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60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보험사, 증권사, 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4조9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금자리론 등이 상환되고 증권사 신용공여가 감소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수도권 주택 거래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김민수 금융통계팀장은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은행권의 대출 관리가 시행되며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 부동산 거래가 둔화됨에 따라 주담대 증가세도 연말까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