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이번 매각에 예상 몸값만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본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인수후보군과 접촉 중이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 중 그린바이오 사업은 라이신, 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과 미생물을 원료로 하는 식품 조미 소재 생산이 주력이다. 특히, 사료용 아미노산 품목의 시장점유율은 세계 1위 수준으로 지난해 매출만 4조1343억원, 영업이익은 2513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중 각 23%와 3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앞서 2018년 CJ제일제당은 건강기능식 사업 부문인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161890)에게 1조3000억원에 매각한 뒤, 2조1000억원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당시 3649억원이었던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매출은 지난해 4조3807억원으로 급증했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부 매각 대금으로 '제2의 슈완스컴퍼니 찾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CJ제일제당의 결정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CJ그룹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CJ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 가치인 '온리 원(Only One)' 정신을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린바이오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CJ그룹 경영진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며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린바이오 사업은 현재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해외 주요 국가에 11개 대형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경쟁사들이 물류난으로 배송에 어려움을 겪어도 전 세계에 생산망·판매망을 갖춘 덕에 그린바이오 사업은 적기 공급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린바이오 사업 매출은 △2020년 2조9817억원 △2021년 3조7312억원 △2022년 4조854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IB업계에서는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인수 경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IB업계 관계자는 "독일과 일본의 사료용 아미노산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를 못 버티고 대거 손을 떼면서 CJ제일제당은 기술력과 글로벌 판매망을 갖춘 글로벌 유일 업체로 평가받는다"며 "시장 내 입지가 탄탄하고 꾸준히 이익을 낸다는 점에서 PEF가 선호할 만한 매물"이라고 말했다. 초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과 달리 미국 현지에도 생산설비를 갖췄다는 점 또한 장점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같은 CJ제일제당의 매각 소식에 19일 CJ제일제당은 전일대비 5.05% 오른 27만500에 장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CJ제일제당에 해당 사항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며 공시 기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며 "오후 6시 전에 올라올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을 참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