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팎의 친윤계 인사들이 한동훈 대표와 그 가족의 '당원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연일 논란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당무감사 요구와 함께 "한동훈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될 의무가 있다", "의원들도 굉장히 지금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는 등의 발언이 나와 당내 계파갈등이 재점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19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 "(당원게시판) 이 사건과 관련해서 한 대표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이미 밝혔다. 그런데 그 가족들 명의의 글 게시에 대해서는 시원한 해명이 아직까지 없다"며 "하루빨리 당무 감사를 통해서 이 문제가 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한 당내 분위기에 대해서도 "지난번 의원총회에서도 저는 그날 다른 일이 있어서 참석을 안 했지만 많은 의원님들께서 문제 제기를 했다"며 "동료 의원들이라든가 대통령 부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매도하는 내용이 많이 있다고 한다", "거기에 거명된 의원들도 굉장히 지금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건지, 아니면 사실인지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한 대표 측을 압박했다. 그는 '가족 명의가 맞다면 어떻게 되나' 묻는 질문엔 "가정을 전제로 해서 답변하는 건 적절치가 않다"면서도 "만약에 그렇다고 한다면 한 대표께서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를 해야 되겠다"고도 했다.
친윤계 탈당 인사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현 무소속)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찰 수사와 당무감사는 별개의 건"이라며 "국민의힘 차원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 이건 굉장한 책임 회피로 보일 소지가 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당원게시판 논란을 "한 가족 드루킹 사건 여론 조작", "당원 게이트, 당원 게시판 게이트"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한 대표 배우자가 당원게시판 여론조작의 몸통'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도 한 대표 측을 겨냥 "사실상 한 대표 가족들이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수백 개 이상 남긴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두렵고 무섭기 때문에 자꾸 이 사건을 덮자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당원게시판과 관련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과도한 비난 글이나 비방글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한동훈 대표에 대한 비판들 같은 경우는 제깍제깍 굉장히 빠르게 지워지더라. 이러한 일부 당원이나 지지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당원게시판이) 일부의 좌표 찍기로 여론 조작의 공간이 되거나 또는 당정 갈등을 만들어내는 문제적 공간이 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한 대표 측 '여론조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 "우리는 이것이 수사기관에 의해서 밝혀지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당무감사를 통해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게시판 관리가 왜 잘못되었던 것인지 이런 것들을 우리가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친한계 "다 꺼진 이슈에 연료 때…수사하면 다 나온다"
친한(親한동훈)계에서는 "다 꺼진 이슈"라며 의혹제기 자체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논란이) 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꺼질까봐 계속 연료를 때고 있는것"이라며 "주말 사이에 이슈가 다 꺼졌다. 다 정리되고 더 이상 나오질 않았는데, 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몇 분이 계속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당원 게시판에 등록된 8명의 한동훈이 있는데 한 대표는 그 8명에 안 들어간다. 한 대표는 정작 거기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기 위한 등록을 안 했더라"라고 일축했다.
신 부총장은 "가족들이 쓴 글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확인은 됐으나 당원들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데 확인을 하게 되면 모든 것들을 다 확인해야 한다"며 "그래서 지금 수사가 시작됐지 않나. 한 대표 가족들이 진짜 본인들이 등록해서 쓴 거냐 아니냐는 수사 결과 곧 드러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곽규택 당 수석대변인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 작성자 이름이 도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다 하고 있다"며 "그 부분이 경찰에 고발돼서 향후에 경찰 수사로 확인될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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