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한 논쟁 아닌 국민과 의료개혁 해야”…환자·시민·노동계 연대 나서

“편협한 논쟁 아닌 국민과 의료개혁 해야”…환자·시민·노동계 연대 나서

투데이신문 2024-11-19 15:43: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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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전국보건의료노조, 한국노조총연맹, 한국환자단체연합 등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필수·공공·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국민 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출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경실련, 전국보건의료노조, 한국노조총연맹, 한국환자단체연합 등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필수·공공·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국민 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출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장기화된 의정 갈등으로 의료공백 피해가 쌓여가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환자단체, 보건의료 노동단체가 손을 잡았다. 필수·공공·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연대회의를 출범해 의료파행사태를 조속히 종식시킴과 동시에 한국 의료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단체의 목표다.

19일 국민 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에 따르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전날 ‘국민 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출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사회의 우선적인 목표를 설정해 왜곡되고 불균형한 의료제공체계를 바로잡아야만 한다”며 “공공·지역의료가 확충 강화돼야 하며 의사인력 확충만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 직종의 확충과 함께 지역적 편차 해소에 중점을 둔 인력 수급체계와 함께 의료와 돌봄의 통합적 제공을 위한 의료전달체계가 재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료비 지불제도 역시 새로운 의료전달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개편돼야 한다”며 “실손보험과 비급여에 대한 관리 기전을 대폭 강화하는 데 이어 사회적 필요와 목표에 부합하도록 의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정부의 보건의료예산이 대폭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라도 파행적인 의정갈등에 기초한 편협한 논쟁을 뛰어넘어 모든 국민이 원하는 의사 및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올바른 의료이용체계 확립을 위한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정부와 의사단체를 향해서는 “극한의 의정 대립을 하루속히 중단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으로 나오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의정 대립과 갈등이라는 협소한 구도를 넘어 건강과 생명의 주체인 환자, 국민들과 함께 의료파행국면을 넘어 의료개혁국면으로 대전환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를 함께 모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의료개혁의 목표인 필수·지역·공공의료 강화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희선 위원장은 “의대 정원 확대는 급변하는 인구 구조와 지역 소멸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한 가지 방안일 뿐이다”며 “의료전달체계와 건강보험 지불구조 개선, 의료와 연계한 돌봄체계 마련에 대한 종합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환자들은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의사 위주인 보건의료 환경을 환자와 국민 중심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는 “전공의 사직으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중증질환이 재발한 환자들의 울분이 하늘을 찌를 정도”라며 “피해를 본 환자와 유족이 고소나 소송을 하고 싶어도 전공의가 아닌 병원에 남아 환자를 치료해 준 의대 교수, 전문의, 간호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모순된 상황 때문에 울분만 삼키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에 안 대표는 △환자중심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우리나라 전체 의료환경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입법적·제도적 지원 △지역 불문 환자와 국민 누구나 필수의료에 접근 가능한 체계 마련 △어떤 경우에도 필수의료 공급 지속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지난 11일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1일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연대회의는 ‘의정 갈등을 넘어 국민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의료 대개혁’을 주제로 7주간 7차례 연속 토론회를 전개한다.

이날 진행된 첫 토론회에서는 ‘다시 돌아보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과 의료 대전환 과제’라는 주제로 연세대 정형선 보건행정학부 교수,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권용진 교수, 서울대 의대 오주환교수, 을지대 의대 나백주 교수, 경상대 의대 정백근 교수, 라포르시안 김상기 편집장 등이 모여 논의를 펼쳤다.

이후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의 쟁점과 전망(11월 26일) △공공의료 확충·지역완결적 의료체계·지역통합돌봄 동시 실현(12월 3일)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12월 10일)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제도(12월 24일) △보건의료인력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내년 1월 7일) △의료 대전환 종합토론(내년 1월 21일) 등의 토론회가 이어진다.

한편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지난 11일 야당과 전공의 단체 등의 자리를 비워둔 채 출범식 겸 첫 회의를 진행했다.

협의체에는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이주호 장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여당에서 이만희·김성원·한지아 의원, 의료계에서 대한의학회 이진우 회장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이종태 등 9명이 참여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불참하면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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