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협조 강화를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 대표가 김 위원장을 면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북한은 양국의 밀착을 거듭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전날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북·러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 제11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코즐로프 장관을 만나 담화를 나눈 것을 보도하면서 "조·로(북·러)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조약이 체결된 후 각 분야에서 쌍무적 연대와 협력이 보다 긴밀해지고 확대·심화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로 친선 협조 관계가 새로운 전략적 높이에 올라선 데 맞게 정부 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 교류와 협조를 더욱 폭넓게, 계속 다각적으로 촉진시킴으로써 두 나라의 공영과 발전을 호상 강력히 추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통신이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코즐로프 장관과 미소를 머금고 악수하는 모습, 청사 밖까지 배웅하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접견이 있던 날 저녁에는 러시아 정부 대표단 환영 연회가 양각도 국제호텔에 마련되기도 했다.
연회에 참석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장관은 "이번 제11차 회의가 두 나라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업과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로 될 것"이라며 "로·조 최고 수뇌분들의 친분 관계와 쌍방 사이의 협력과 지지는 현 세기에 강대한 두 국가가 공존하는 훌륭한 본보기로 된다"고 언급했다.
북·러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는 이번 회의까지 총 11번 개최됐으며, 이 중 평양에서 열린 건 7번째에 해당한다. 코즐로프 장관은 지난 해 방문 당시 김덕훈 총리와 만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러시아 대표가 북한 최고지도자를 면담한 사례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면담한 것은 양국 간 경제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면서 밀착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양국 간 군사 협력이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블라디미르 자루드니츠키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총참모부 군사아카데미 대표단도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 통신은 러시아 총참모부 군사아카데미 대표단 방북 목적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양국의 군사교육기관 간 교류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 총참모부 방북을 두고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밀착이 불법적 무기 거래를 넘어서 파병으로 이어진 현 상황에서 계속되고 있는 양자 간 군사 교류에 대해 관련 동향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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