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CJ그룹이 내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쓴 모습이다. 대표급 교체는 적었지만 성과 중심 인사로 젊은 인재 발탁에 앞장서며 해외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중이 담겼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 신임 경영리더에는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직급과 연령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21명의 평균연령은 44.9세로 1980년대생도 12명이 포함됐다.
이번 인사는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 가치인 온리원 정신을 재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1월 창립 70주년에서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됐으며 최고 인재를 중심으로 산하 경영진을 개편했다.
그룹 최초로 90년대생 최고경영자(CEO)인 방준식 CJ 4DPLEX 콘텐츠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1990년생 방 신임 대표는 2018년 CJ 4DPLEX에 합류해 콘텐츠사업팀장, 콘텐츠사업혁신TF장 등을 거쳤다. 올해 2월부터 콘텐츠본부장을 맡아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등 ScreenX 기술을 적용한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해 글로벌로 유통하는 등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CJ 4DPLEX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대표급 인사에서는 허민회 CJ CGV 대표를 지주사로 복귀시키고 CJ CGV 대표와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허 대표는 CJ그룹의 지주사인 CJ주식회사의 경영지원대표를 맡아 그룹 전반의 대외 업무 총괄한다. 허 대표는 CGV 대표 재임 시절 코로나 상황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대표와 경영지원대표를 겸직했던 김홍기 대표는 경영대표직을 맡는다. CJ 관계자는 “허 대표는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륜을 바탕으로 대외업무 총괄과 그룹 중기전략 실행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에는 이선영 커머스부문 사업총괄이 내부 승진했다. 또 CJ CGV 신임 대표에는 정종민 CJ CGV 터키법인장이 내정됐다. 2020년부터 터키법인을 총괄하며 사업 구조를 혁신하고 효율적 운영을 통해 사업 건전성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CJ인사는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인원으로 재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젊은 인재를 충원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수익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또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 분야 매출 1위인 바이오 사업 매각 추진에 나서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부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사업부 몸값은 6조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오부문은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 중 하나였다. 지난해 바이오부문 매출은 4조1343억원(23%)으로 각각 39%를 차지하는 식품과 물류(CJ대한통운)에 이어 비중에 세 번째로 크다. 바이오사업부의 지난 3년 실적을 보면 2022년 영업이익 6367억원, 2023년 2513억원이다. 올해는 3658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재현 회장은 바이오 사업이 실적 편차가 크다는 점에 주목해 미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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