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경민 기자]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가 휴대전화에 직접 TV 수신 기능을 추가해 수신료 수입을 늘리겠다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혔다. 해당 계획은 박 후보자가 이미 KBS 이사회에 경영계획서를 통해 제출한 방안이다. 이에 “경영 능력 부족”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장범 후보자는 앞서 KBS 이사회에 제출한 경영계획서를 통해 ‘방송법 시행령 제39조 개정을 통해 등록 면제 수상기 범위 축소 검토 및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박 후보자는 지난 10월 23일 KBS 이사회 면접에서 “또 다른 대안으로 전 국민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에 TV를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려고 한다”며 “재난방송과도 관련되어 있는 사안이고, 그렇게 되면 KBS가 수신료 징수와 범위를 대폭 늘리는데 상당히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그 취지에 대해 “저희가 콘텐츠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은 우리의 고객이고 수신료를 내주시는 주체인 시청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러한 박 후보자의 계획에 대해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비판 행렬에 먼저 나섰다. 최 위원장은 18일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 뭡니까? 그러면 그거는 KBS가 넣고 싶으면 넣어 집니까?”라고 박 후보자를 질타했고 박 후보자는 이에 “이제 직접 수신 기능을 넣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누가 넣어 줍니까?”라고 질의했고 박 후보자는 “제조사에서 넣어야 한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이 이어 “제조사하고 한 번이라도 얘기해 본 적 있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최 위원장은 이어 “과거에는 부정적이었다”고 하자 박 후보자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최 위원장은 또한 “방송법 64조는 텔레비전 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수신료 대상을 ‘텔레비전 수상기’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휴대폰이 수상기인가?”라고 질의했고, 이에 박 후보자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그런데 이런 걸 대안으로 제안하냐"고 박 후보자를 질타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경영 능력도 없고 예측도 없고 대충 쓴 것"이라며 “전체 지상파 매출액이 4조1552억 원, 지상파 DMB 매출액이 49억 원, 0.02%다. 이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게 확인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박 후보자가 “BBC도 태블릿 같은 데에다가 TV수신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하자, 최 위원장은 “그럼 영국에 가서 BBC 사장 하시라”고 말했다.
이후 최 위원장은 “모바일로 KBS 수신하려는 시청자들도 없을 뿐더러, 수신료까지 내라고 하면 아무도 안 할 거에요”라며 “유튜브 시청이 일반화 돼 있기 때문에..그런 황당한 얘기를 (박 후보자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과방위원인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가정에 4명의 식구가 있으면 수신료 1대에 낸다. 그런데 휴대폰이 4명이면 4개 있는데, 사람들이 수신료를 4배를 내요?”라며 “정신 나간 소리 아니에요? 아니 누가 그걸 인정해요”라고 박 후보자를 비판했다.
그러자 박 후보자는 “현 상황에선 모바일 기기에 수신료를 부과하는 건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다. 장기적으로 모바일 기기로 재난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그 상황 근거로 수신료 부과할 수 있는 또다른 근거가 생긴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방안 하나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에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어떻게든 등쳐먹으려고 난리친다”, “저러면 수신 기능 없는 해외 제품이 더 인기 많아질 듯”, “시대에 뒤떨어진 발언”, “이미 DMB 시절 나온 아이디어였는데 실패한 적이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19일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이틀 차 인사청문회를 열고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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