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조여정 "정사 목격신, 송승헌·박지현 리액션에 집중"[인터뷰]①

'히든페이스' 조여정 "정사 목격신, 송승헌·박지현 리액션에 집중"[인터뷰]①

이데일리 2024-11-19 12:38: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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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 NEW)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조여정이 영화 ‘히든페이스’를 통해 밀실에 갇힌 특수한 상황을 연기하며 느낀 고충, 캐릭터성은 물론 감정선의 전개도 파격적인 배역 ‘수연’을 만나며 경험한 변화를 털어놨다. 밀실 안에 갇혀 송승헌과 박지현의 베드신을 관음해야 하는 설정에서 고려한 수연의 감정선, 비화 등도 전했다.

조여정은 영화 ‘히든페이스’의 개봉을 앞두고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 분)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 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다.

‘히든페이스’는 ‘방자전’,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이 10년 만에 복귀한 스크린 연출 컴백작이다. 조여정은 ‘방자전’으로 김대우 감독과 인연을 맺은 뒤 ‘인간중독’, 이번 ‘히든페이스’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함께 작업했다. 상대 배우 송승헌과는 ‘인간중독’ 이후 10년 만의 재회다.

조여정은 ‘히든페이스’에서 집 안 밀실에 갇힌 채 자신의 약혼남인 지휘자 성진과 후배 미주의 외도와 정사를 관음하게 되는 첼리스트 ‘수연’ 역을 맡아 또 한 번의 폭발적 열연을 선보였다. 늘 모자라 본 적이 없고, 갖고 싶은 건 뭐든 가졌으며 늘 최고를 가져야만 하는 수연의 모습부터 밀실에 갇힌 후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는 변화까지 극단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고 역동적으로 그려냈단 호평이다.

조여정은 처음 대본을 받아 읽었을 당시 느낀 인상을 묻자 “사실 이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서 캐릭터의 설정이 세다고 느낄 여유도 사실 없었다”면서도, “다만 처음엔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스스로조차 ‘수연이란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대본을 읽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살짝 까먹고 있었다. ‘뱅 헤어’를 한 수연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부터 느껴지는 인상이 심상치가 않더라. 바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후 뒷 부분을 쭉 읽으면서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야기의 반전 요소에 놀랐다기보다는, 내가 해내야 하는 입장에서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앞섰다. 상황도 설정도 너무 구체적으로 갖춰진 사람인데 이걸 내가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 반, 하고 싶은 마음 반반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 수연의 스타일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연의 뱅 헤어스타일과 극 중 수연이 입고 등장하는 몇몇 패션은 처음부터 정해져있던 설정이었다고. 조여정은 “뱅 헤어는 대본 지문에서부터 정해져있던 설정이었다. 수연의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더라. 밀실에 갇혀있을 당시 수연이 입고 있던 흰색 퍼 재킷도 대본에 나와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감독님이 정해주신 의상이 맞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생각한 수연의 성격과 대본의 내용을 바탕으로 수연의 톤을 쌓아나간 과정도 전했다. 그는 “이 여자가 극 중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수연의 성격을 유추하며 특유의 무심하고 냉랭한 말투를 만들어나간 것 같다. 제가 바라본 수연은 상당한 에고이스트이자 나르시스트”라며 “극 중 수연의 엄마 대사처럼 외동딸로 부족한 것 없이 자라면 사람이 저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더라. 그런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까 생각하며 이 캐릭터에 접근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는 배려심이 들어올 공간이 없게 자라온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조여정은 밀실에 갇힌 ‘수연’이 시간이 흐를수록 외적으로, 내적으로 피폐하고 수척해지는 과정을 현실감있게 그려낸다. 그는 실제 갇혀있는 연기 후 후유증을 느낀 적이 없냐 묻자 “다행히 그런 건 없었지만, 촬영하는 동안만큼은 그날 일이 다 끝나고 집에 돌아와도 정서적으로 답답해지고 가만히 있게 되는 건 있더라. 밀실에서 나가지 않아 피폐해지는 과정을 의도하고 계산하며 연기한 건 아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렇게 변하게 됐다”며 “밀실 안에서 계속 창문을 두드리는 것도 손은 아팠지만, 연기자 입장에선 힘들었다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밀실에 갇힌 수연의 모습은 송승헌, 박지현 함께 손발을 맞춘 상대 배우들의 활약과 도움, 현장성 없이 제대로 구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털어놨다. 조여정은 “계산할 필요가 없었다. 그야말로 리액션에 가까운 연기”라며 “집 안에서 둘이 하는 행위가 내게 어떤 기분을 주는지, 현장의 느낌이 특히 중요하게 느껴졌기에 내 앞에 있는 두 사람에게 정말 많은 집중을 해야 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그런 점에서 수연이 성진과 미주의 정사를 밀실 안에서 목격하며 튀어나오는 리액션들도 계산없이 자연스레 표현된 결과물이라고도 부연했다. 수연이 두 사람의 외도를 지켜보며 성진의 이름보다 미주의 이름을 더 많이 부른 이유와 기저의 감정선에 대해 조여정은 “수연과 미주가 굉장히 특별한 선후배 관계였던 만큼, 스스로 역시 누구의 이름을 더 많이 부르게 될지 아라 수 없었다”면서도, “다만 내 앞에 있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의도를 가졌고 다른 한 명은 가지지 않았다는 차이는 있다. 그렇다면 의도를 더 가진 사람에게 보통은 이유를 묻게 되지 않나. 다른 한쪽은 그러려는 의도가 없었으니 몰랐을 테고 의도를 갖고 행위한 사람의 이름을 더 부르게 되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지금 생각으론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 “극 중 상황이 특수한 만큼 더 그 상황과 감정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집중을 덜 하면 관객도 납득하지 못할테니 어느 때보다 모두가 집중하며 촬영한 현장”이라며 “그 과정에서 문을 세게 쳐서 실제 손에 멍도 많이 들었다. 스태프들이 덜 다치게 자신을 케어하느라 애를 많이 썼다. 평소 액션물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 액션하는 배우들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더라. 자신은 유리, 쇠파이프와 싸우기도 힘들어 몸이 아픈데 훨씬 많이 몸을 쓰는 액션 배우들을 정말 존경하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히든페이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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