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수단이 내전의 아픔을 딛고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19일(한국시간) 리비아 벵가지의 베니나 마터스 스타디움에서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F조 6차전을 치른 수단이 앙골라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수단은 승점 7점으로 조 2위에 올랐고, 각 조 1위와 2위가 진출하는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 올랐다.
수단은 굴곡진 현대 역사를 가진 나라다. 이집트와 최종적으로 분리돼 독립국이 된 1956년 이후 계속된 내전으로 골머리를 앓았고, 2011년에는 수단과 분리를 주장했던 남수단이 최종적으로 독립하면서 영토가 줄어들었다. 꼭 남수단 문제가 아니더라도 수단에는 쿠데다 문제가 상존했으며 2010년대 이후 이슬람 민주화 혁명 속에서도 쿠데타의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었다. 2023년 시작된 내전도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이 일으킨 쿠데타에서 비롯됐다.
수단 축구대표팀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진출해 수단 국민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을 안겼다. 앙골라, 니제르, 가나와 한 조에 편성돼 어려운 싸움이 예상됐는데 가나가 일찌감치 떨어져나가며 수단이 본선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다. 수단은 니제르와 1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가나와 2연전을 1승 1무로 마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11월 A매치에서는 니제르에 0-4 대패를 당하긴 했지만 앙골라와 0-0으로 비기면서 최종적으로 3위 니제르를 이기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 올랐다.
수단 축구 역사에도 눈에 띄는 성과다. 월드컵 진출은 없지만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1970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초창기 위력을 떨쳤는데 본격적으로 국력이 기운 뒤에는 좀처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가지 못했다. 그나마 2010년대를 전후해 축구 위상이 회복되기 시작했고, 2021년에 이어 4년 만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모든 선수가 아프리카 소속 클럽에서 뛰고 있는 수단 대표팀은 내전으로 홈경기를 치를 수 없어 아프리카 중립지역에서 경기를 치러왔다. 이번 경기도 리비아에서 열렸다.
사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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