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경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재판에 불구속 기소 상태로 넘겨졌다. 수원지법이 지난 14일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 인정해 벌금형 150만원형을 선고한 지 닷새 만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은 19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경기도 전 공무원 A씨와 이 대표의 배우자 김 씨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음식을 제공한 전직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 또한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배우자 김 씨는 889만원 가량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혐의에 있어 기소유예 처분됐다.
이 대표, 경기도 법카 1억600여만원 유용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
이 대표는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배씨와 비서실장 A씨와 함께께 과일, 샌드위치, 세탁비, 사적 식사대금 지출을 하는 등 경기도 예산을 사적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관용차인 제네시스를 이 대표 자택에 주차한 채 공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이 기간 동안 유용한 금액은 이 대표 1억653만원, 비서실장 A씨 8843만원, 배씨 1억3739만원이다.
경찰은 2022년 2월 이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대표에 대해 2023년 10월 검찰에 수사의뢰해 이 대표는 올해 1월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송치됐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직위에 있을 때 성남시장 선거캠프부터 수행했던 배씨를 경기도 5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경기도 공무원들로 구성된 ‘사모님팀’ 팀장 역할을 부여했다.
이 대표, ‘사모님팀’ 구성해 사적 식사, 샌드위치, 과일, 개인의류 세탁 등을 경기도 예산으로 유용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당시 배씨를 경기도 5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경기도 공무원으로 구성된 '사모님팀' 팀장 역할을 부여했다. 사모님팀은 배씨의 지휘 아래 경기도 예산으로 공무와 무관하게 이 대표 및 김혜경 씨의 식사, 과일, 샌드위치 등 음식을 구입·제공하고 개인의류 등을 세탁하며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운행하고 김 씨를 사적 수행하는 등 이 대표와 김 씨의 사생활 관리를 전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김 씨의 병원 방문, 이 대표와 김 씨의 아들 병원 수속 업무를 도왔으며 김 씨가 참석하는 일정이나 모임에 동행하거나 그 일정을 관리하는 등 김씨를 수차례 수행하는 업무를 한 것으로 검찰은 조사했다.
이어 검찰은 이 대표 일당이 이러한 지출이 공적인 용도로 적법하게 이뤄진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비서실장의 관리 하에 허위의 지출결의를 해서 경기도 예산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했다.
이들이 사용한 2019년 1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사용한 과일 대금은 2년간 2791만원에 달한다. 또 샌드위치 685만원(2020년1월~2021년10월), 세탁비 270만원(2019년12월~2021년10월)을 사용했다. 사적 식사 대금으로는 이 대표와 비서실장이 889만원(2020년 7월~2021년 10월), 배씨가 4343만원(2019년 10월~2021년 10월)을 유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했다.
제네시스 G80 임차해 관용차인 것처럼 위장, 자가용으로 이용
이 대표는 또한 제네시스 G80을 6,540만원에 구입해 비서실에서는 관용차로 사용하는 것처럼 가장했다. 제네시스를 자택 주차장에 세워두고, ‘사모님팀’을 통해 아파트 주차스티커까지 부착하는 등 임기 내 자가용처럼 전용했으며, 이 대표 자택 인근 행정복지센터를 제네시스의 차고지로 지정해 경기도로 반납할 필요가 없도록 조치했다. 또한 비서실에서 제네시스를 계속 배차 신청함으로서 다른 부서가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주유비나 세차비, 과태료 등을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했으며 이를 A씨의 비서실장 임명 이후에도 지속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사모님팀을 통해 김혜경 씨가 개인 모임, 병원 출입 등 필요할 때마다 제네시스를 운행하고, 공적 용도로 운행되는 것처럼 허위 운행일지를 작성하게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도지사 임기 중 제네시스 임차료, 세차비, 주유비 합계 최소 6016만원 상당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해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과 관련해, 경기도청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10곳 미만의 장소만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또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매출전표 확보 목적으로 법인카드 사용 식당 10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지난 14일 20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기도 법인카드로 당 관련 인사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 혐의로 1심에서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법카 기소'에 '비열한 정치탄압'이라며 반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이 대표 5번째 기소에 대해 "명백한 억지 기소이자 야당 탄압"이라며 "대통령의 정적 죽이기에 혈안인 정치검찰의 비열한 야당탄압을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9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윤석열 검찰이 또다시 핑곗거리를 만들어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 오늘 검찰의 기소는 '기소를 위한 기소'"라며 "제1야당 대표이자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정치 지도자를 법정에 가두고 손발을 묶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수석대변인은 "이미 경찰 수사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런데 검찰은 부득불 혐의를 살려 기소했다"며 "검찰에 부여된 기소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한 수단인가? 검찰의 비열한 정치탄압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후 백브리핑에서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다"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야당 대표가 죽을 때까지 기소하겠다는 뜻 아니냐"면서 "검찰의 예리한 칼날이 야당과 야당인들에게만 향하고 있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주변의 많은 의혹에 검찰은 꼬리자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당 차원의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법카유용'에 대해 검찰에 소환조사 없이 기소된 것에 대해 조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정해진대로 기소 계획하고 조사한거고 검찰수사과정에 소명됐고 한 부분"이라며 "정해진대로 기소한 것이고 우리(민주당)의 의도가 아니라 검찰의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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