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자국 우루과이 한 방송에서 손흥민을 인종차별 한 혐의로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FA는 19일(한국시간) “독립 규제위원회가 벤탕쿠르에게 FA 규정 E3 위반으로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6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축구 언론인 라파 코텔로가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그램 ‘Por la camiseta(티셔츠를 위해)’에 출연했다가 주장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해 논란이 됐다. 코텔로가 벤탕쿠르에게 “나는 이미 네 유니폼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내게 한국인 선수의 유니폼을 가져다줬으면 한다”라며 손흥민의 유니폼을 요청하자, 벤탕쿠르는 “쏘니?”라고 되물은 뒤 “어쩌면 손흥민 사촌 유니폼일지도 모른다. 그들(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며 웃었다. 진행자도 가볍게 웃은 뒤 넘어갔다.
이 발언이 전 세계적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벤탕쿠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쏘니, 내 형제! 일어난 일에 대해 미안해. 나쁜 농담이었어”라고 적었다. 그러나 24시간 후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자,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내 발언에 기분이 상한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손흥민은 사과를 받아들였다. “벤탕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고, 스스로도 알고 있다. 내게 사과도 했다.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FA는 규정 위반을 근거로 벤탕쿠르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FA 규정 E3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E3 규정에 따르면 경기 평판을 떨어뜨리거나, 국적 및 인종, 민족적 출신에 대한 명시적, 암시적 언급을 포함한 발언을 하면 안된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FA는 지난 9월 11일 벤탕쿠르에게 공식적으로 혐의를 제기했고, 해명을 요구했다. 벤탕쿠르는 혐의를 부인하고, 서면 제출만 근거로 문제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구두 청문회는 진행되지 않았고, FA는 11월 12일에 정식 회의를 열고 벤탕쿠르의 서면을 검토한 뒤 징계를 결정했다.
FA는 벤탕쿠르가 한 말이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FA는 “그 말이 객곽적으로 모욕적으로 욕설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맥락도 중요하지만, 선수가 사용한 말과 웃음에서 했던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모욕적이며 욕설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선수가 인종차별자라는 걸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고려할 때 그가 사용한 상황에서 사용한 단어가 규칙 E3.1 및 E3.2에 따른 가중 위반에 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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