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서 이범열에 패해 공동3위
‘제19회 대한체육회장배 2024 전국당구대회’ 16강전이 끝난 지난 15일 밤 유독 눈길을 끈 선수가 있었다. ‘강호’ 최완영(광주)을 40:34(24이닝)로 꺾고 8강에 진출한 이형래였다.
얼굴에서 적지않은 나이임을 직감했지만, 그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파악한 정보로는 세종당구연맹 소속으로 국내랭킹 60위이라는 사실과 2022년부터 전국당구대회에 출전, 최고성적이 32강 딱 한번(2024 태백산배)이라는 게 전부였다.
동호인 활동하다 지난해 1월 선수 등록
8강전과 4강전을 치른 16일에서야 그와 몇 마디를 나누며 어느 정도 신상을 파악했다.
나이는 47세이고 당구선수 외에 다른 본업이 있었다. 건축용 강(鋼)구조물을 생산하는 건축자재업체 사장님이었다. 선수 등록한지도 2년이 채 안됐다. (정확히는 21개월) 취미 삼아 동호인으로 당구를 즐기다 아내 정미나(女 3쿠션 10위, 세종) 선수와 함께 2023년 1월 대전당구연맹에 선수등록 했고, 올해 세종당구연맹으로 둥지를 옮겼단다.
선수등록 이후에도 당구에 전념할 수 없었지만 열의만큼은 남달랐다. 지난해 3월 ‘국토정중앙배’부터 매 대회에 출석도장을 찍었고,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최소 주 4회씩 당구연습을 했다.
“입상했으니, 이제 목표는 4강이상”
4강전을 마치고 만난 이형래는 이번 대회에서 이룬 성과가 얼떨떨하다고 했다. 그는 “사실 대회 출전을 일종의 여가처럼 여겨왔다. 그 동안 성적을 거의 못냈는데 이렇게 덜컥 입상하니 너무 기쁘면서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선수로서의 기분을 느끼고, 톱랭커들과 실력을 겨뤄보고 싶어 선수등록을 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이 목표를 이뤄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이제 목표도 상향했다. 이형래는 “이전까지는 16강이 목표였는데, 이젠 어쩔 수 없이 4강이상으로 높여야겠다”고 말했다. 물론 본업때문에 전문선수만큼 당구에 열중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분명 당구를 더 진지하게 대하게 됐다. 여가와 취미 개념을 넘어 시합에 더욱 열심히 임하고, 연습량도 늘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47세 사장님의 당구선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양구=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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