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벤탄쿠르, 7경기 결장에 '억'소리 나는 벌금까지

소속팀 동료인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인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7경기 출전 정지에 벌금 1만 파운드(약 1억 80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 그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같은 팀 동료인 손흥민에 관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 EPA=연합뉴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지난 18일(이하 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태도로 행동하거나 학대 또는 모욕적인 말을 사용해 경기의 평판을 나쁘게 함으로써 FA 규정을 위반했다"라며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독립 규제위원회는 청문회를 거쳐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해 제재를 부과한다"라고 덧붙였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의 유니폼을 부탁한 사회자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비판받았다.

당시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라며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에는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담겨 있다.

팬들의 거센 비판이 이저지자 벤탄쿠르는 결국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손흥민이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였다는 내용의 글을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렸으나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 온 단체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해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며 FA가 결국 지난 9월 징계 절차에 나섰다.

토트넘으로서는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현재 5승 1무 5패로 10위에 처져 반등이 시급한 상황에서 벤탄쿠르의 징계로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토트넘은 이번 주말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경기 일정이 꽉 찬 연말의 박싱데이 직전까지 벤탄쿠르 없이 버텨야 한다.

다만 이번 FA 징계가 자국 경기단체 주관 경기에만 적용돼 벤탄쿠르는 오는 28일 AS로마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홈 경기에는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