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서효림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에 올랐다. 이미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한화솔루션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방산3사의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총 5사 회장직을 겸하며 방산산업에 직접 참여한다.
한미교류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한 김 회장의 미국 네트워크는 재계에서 손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선 도전 당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은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와의 40여 년간의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의 추천으로 지난 트럼프 1기 취임식에 초대받기도 했다. 퓰너는 현재 ㈜한화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다. 한화는 최근 지배구조의 개편을 단행해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른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관심이 커졌다.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형제들의 사업영역이 나뉘었는데 방산·화학·에너지는 김 부회장이 맡았다. 그룹의 총수로 삼형제의 사업장을 고루 방문하며 본인의 힘을 나누어 실어주던 김 회장이 한화 방산의 상징과도 같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회장으로 다시 이름을 올린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수헤를 받을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트럼프 2기를 맞아 미국은 국방 예산을 바이든 정부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릴 것으로 관측돼 한국의 대미 방산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고 업계는 기대한다.
특히 미군은 해외에서 자주포 도입을 추진 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대형 수출 계약이 성사된 K-9 자주포의 미국 수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의 대미 네트워킹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의 수혜는 트럼프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보다 선명해졌다. 당시 트럼프는 “한국의 함정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한국 조선업계에 정비·수리·운영(MRO), 나아가 함정 건조까지 맡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가 커졌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12일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히면서 방산 수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28일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의 MRO 사업을 수주했고, 이후 석 달 만에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함정 기술력에서 미 해군의 신뢰를 받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향후 방산분야 매출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를 이어간 한화솔루션은 사정이 다르다. 한화솔루션은 한화큐셀을 통해 조지아주에 2억5000만달러 규모 태양광 패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810억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면서도 태양광 사업을 지속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노렸다. 한화솔루션은 솔라허브를 통해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여러 차례 IRA 법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온 만큼 당장 IRA 보조금 정책이 뒤집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총 3조2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IRA에 따른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수혜액은 ▲1분기 966억원 ▲2분기 1468억원 ▲3분기 1216억원으로, 총 3650억원이다. 한화솔루션이 올해 제시한 AMPC 가이던스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이다. 만약 IRA가 폐기되면 미국에 투자를 크게 늘렸던 한화솔루션도 타격이 예상된다.
폐지는 민주당의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조정’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미 통과된 법안의 폐지를 위해서는 상원 100명 중 60명이 찬성해야 하지만 조정 형태로 세액공제를 무효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법무법인 율촌은 “트럼프는 IRA 폐지·축소를 주장하고 있어 미국 내 태양광 패널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 중인 한화솔루션 등 국내 기업의 보조금 수령 규모 축소가 예상돼, 태양광 산업 투자 위축·성장 둔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IRA 보조금 완전 철폐는 아니더라도 현실적으로는 수혜 범위나 보조금 축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IRA 법안 폐지를 위해 상·하원의 승인이 필요한데, 일부 공화당 의원이 IRA 법률 전부 혹은 일부에 지지를 표명했다”며 “엑손모빌 등 거대 석유화학 기업의 IRA 유지 주장 등을 감안할 때 전적인 IRA 보조금 철폐보다는 수혜범위 변경이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은 한화솔루션에 반시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윤 연구원은 “태양광은 수요 측면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으나, 미국 내 밸류체인을 가진 업체들을 오히려 유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화솔루션은 불리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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