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년 만에 인구감소지역 재지정 목소리] 일부 지역 당초 예상과 다른 인구추이… “인구감소지역 기준 재정립해야”

▲ 인구감소지역 지정 인후 인구증가율이 증가한 충남 예산 지역.

인구감소는 최근 우리가 직면한 사회·경제적 문제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자연 감소에 더해 수도권으로의 청년층이 이동하면서 비수도권의 지역 경제와 사회 구조가 약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고자 2021년 ‘인구감소지역’이 지정됐는데 최근 인구감소지역 지정 기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인구감소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인구감소지역이란
국회예산정책처의 ‘인구감소지역 지원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시·군·구를 대상으로 2021년 10월 총 89개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경북과 전남에 16개 시·군이, 강원은 12개 지역이 가장 많고 또 경남 11곳, 전북 10곳, 충남 9곳, 충북 6곳 등이 포함됐다.

인구감소지역의 경제·사회적 활력 저하는 국가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중요한 문제다. 인구감소지역의 활력 저하와 지속적인 인구 유출은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며 이는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이에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연간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마련, 지방정부가 인구감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 2022년에는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러한 노력의 목표는 인구감소로 인해 침체된 지역의 경제·사회적 여건을 개선해 지역 인구 유출을 방지하고 인구 유입을 촉진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기반을 구축, 국가 전체의 인구구조 개선에 기여하는 것이다.

◆인구감소지역이 아닐 수도
보고서는 인구감소지역 지정 대상의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인구감소지역 중 일부에서 양(+)의 인구증가율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인구감소지역 중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양의 연평균 인구증가율을 보인 지역은 4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양의 연평균 인구증가율을 기록한 지역은 5개에 이른다.

또 인구감소지역 일부에서는 인구감소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언급한다. 인구감소지역 중 26곳에서는 2040년까지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청년 인구 유입, 출생률의 증가 또는 지역 특성에 맞춘 정책적 노력의 결과로 인구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나온다.

아울러 전국 연평균 인구증가율(-0.066%)을 상회하는 인구감소지역도 등장한다. 이는 해당 지역이 전국 평균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인구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인구감소지역의 선정 기준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실제 인구감소지역 지정 이후 인구증가 변화에서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지역이 적지 않다. 인구증가율 상승 상위 10개 지역에 포함된 충남 예산과 금산 지역에선 긍정적인 변화가, 하위 10개 지역에 포함된 충북 괴산 등에선 당초 예상보다도 아쉬운 모습이 나타난다.

◆재정여건 적정 반영 방안 마련 필요 지적도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지역 선정 기준으로 인구감소 지수를 제시하고 있는데 인구감소지수 산정항목은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고려 항목 외에 ‘인구 밀도’, ‘주간 인구’를 포함했다. 또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서 제시한 ‘재정여건’을 고려하기 위해 ‘ 재정자립도’를 인구감소지수 산정항목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재정자립도만을 재정 여건에 대한 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재정자립도를 기준으로 인구감소지역을 선정할 경우 인구가 적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인구감소지역 지정에 유리할 수 있다.

또 재정자립도만을 근거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을 평가하는 것은 편향된 판단을 초래할 수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교부금과 보조금을 받아 실제로는 재정 지원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재정자립도만을 근거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을 평가하는 것은 편향된 판단을 초래할 수 있고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인구감소지역 지원사업 다시 한번
보고서는 “정부는 2024년도 인구감소지역 대응 시행계획에서 총 8조 90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이를 통해 인구감소지역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중 6조 1000억 원은 인구감소지역과 무관하거나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사업 예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중앙정부의 정책과 사업이 인구감소지역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구감소지역의 문제는 단순히 개별 지역의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복합적 문제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책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지역 맞춤형 지원과 청년 유출 방지 등 다차원적인 대안 마련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인구감소지역 지정 인후 인구증가율이 증가한 충남 금산 지역.

인구감소지역 지정 인후 인구증가율이 감소한 충북 괴산 지역.

조길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