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군 골프장 방문을 취재하던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촬영 내용을 삭제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계가 "대통령실의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촉구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친 현장을 취재하던 CBS 기자가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경찰에 입건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협회는 "CBS 기자는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는 정보를 취득한 뒤 태릉골프장 안팎을 살피는 취재에 들어갔는데, 이는 언론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려는 기자의 취재 전범에 충실한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당시 골프장 주변은 단풍철을 맞아 일반인 관광객의 출입이 넘쳐날 정도로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였지만, 경호처는 현장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고 전했다.
협회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앞서 '트럼프 당선인과 골프 외교를 위해 최근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은 8월부터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은 고사하고, 트럼프의 패배 가능성이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던 시점이었다.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한 설명이 거짓이었다는 게 정치권과 언론계의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민적 관심사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를 상대로 제보의 출처를 캐묻고, 제보자 색출에도 나선 대통령실의 처신은 잘못된 것"이라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우리는 이번 CBS 기자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의 잘못된 대응과 경찰의 입건에 분노한다"면서 "권력의 겁박과 거짓 해명은 진실을 가릴 수 없으며, 기자의 휴대전화 강탈과 경찰의 입건으로 언론의 사명이 위축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경호 과정에서)강제성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해당 기자는 입건 전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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